삼성전자(005930)IM(IT·모바일)부문 3분기 실적은 '갤럭시 신화'를 이끌었던 고기능, 고가격, 고이윤의 선순환구조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뛰어난 성능의 하드웨어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발빠르게 채택,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이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에 대응, 스마트워치, 가상현실 기기, 차량용 IT기기 사업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먹을거리 발굴에 나서겠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승리공식'을 만들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점유율 25% 붕괴…마케팅비 부담 커져

삼성전자의 분기별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삼성전자는 올 3분기에 IM(IT·모바일)부문에서 매출 24조5800억원, 영업이익 1조7500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3.6% 줄었고, 영업이익은 60.4%가 줄었다.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 6조7000억원에서 무려 5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올 2분기와 비교해도 2조6000억원 이상이 줄었다.

이처럼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는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든 데다 마케팅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터지애널리틱스(SA)가 집계한 올 3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7920만대로 올 2분기(7450만대)보다 6.3% 늘었다. 하지만 작년 3분기(8840만대)보다는 10.4%가 줄었다.

이에 따라 2012년 3분기 32.9%에 달했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4.7%로 줄었다.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25%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1년 4분기 이래 처음이다.

김지웅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9월에 중저가폰 판매량이 8월 대비 400만대 증가, 삼성 스마트폰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마케팅 비용 증가는 향후 실적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현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는 "4분기 평균판매가격(ASP)과 매출이 모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마케팅 비용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상황이라 실적 개선을 가늠하기에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PC처럼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보편화된 제품이 되면서 스마트폰 업체들의 마케팅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의 강경수 연구원은 "AOSP(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프로젝트) 기반으로 자체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 샤오미가 보여주듯,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도 특정 기업이 빼어난 역량을 보여주는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스마트워치·가상현실·차량용 IT기기 시장 개척

삼성전자와 BMW는 지난 1월 미국 전자전시회(CES)에서 BMW의 i3 자동차를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기기 기어S로 조작하는 기능을 개발해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기기, 가상현실 기기, 차량용 IT기기 등을 내놓고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김현준 삼성전자 전무는 올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스마트워치, 헤드업 디스플레이(헬멧형 가상현실 기기), 오토모티브(차량용 IT기기) 등 다양한 신제품을 내년에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인도 기업들이 쉽게 추격하지 못하도록 새로운 카테고리의 모바일기기로 수익성 방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노리고 있는 3가지 종류의 기기는 다른 산업과 협업 관계가 중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웨어러블 기기는 기기 자체뿐 아니라 헬스케어, 모바일 전자결제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를 구축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가상현실 분야도 게임, 영화 등 콘텐츠 분야에서 독자 생태계 구축이 필수다. 차량용 IT기기는 글로벌 완성차 회사와 공동 사업 형태가 유력하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물량공세로 우위 확보

삼성전자는 신흥국 고급 시장을 겨냥해 금속제 테두리 등을 써 디자인 요소를 강조한 스마트폰 갤럭시 A5와 갤럭시 A3(왼쪽부터)를 11월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서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급성장하고 있는 중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고기능 하드웨어 성능으로 무장한 제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인터넷 판매를 통해 마케팅비를 줄이고 샤오미, 화웨이 같은 중국업체에 대응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대규모 물량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추격자들의 시장 진입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을 겨냥, 디자인을 강화한 280~400달러 전후 전략 모델 '갤럭시A3'와 '갤럭시A5'를 출시한다. 금속제 테두리를 채택, 디자인을 강조한 제품이다.

가네코 토모아키(金子智朗) 브라이트와이즈 사장은 최근 니혼게이자이 기고문에서 "디지털 완제품 시장을 주력으로 삼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해야 할 수 밖에 없다"며 "풍부한 자금력을 활용해 점유율이 작은 신생 기업을 밀어내는 1위 기업의 기본 전략을 채택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