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년 만에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7~9월) 매출 45조4500억원, 영업이익 4조600억원을 올렸다고 30일 확정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2011년 3분기 4조3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후, 줄곧 이를 넘어서는 이익을 거둬왔다.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다.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인터넷·모바일(IM) 부문의 3분기(7~9월) 영업이익은 1조7500억원이다. 분기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한 지난해 3분기 6조7000억원에서 단 1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IM 부문 영업이익이 2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도 2011년 2분기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스마트폰 부진 부품사로 번져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판매량은 7920만대로, 작년 동기의 8840만대보다 920만대가 덜 팔렸다.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3분기 35%에서 올해는 24.7%로 10%포인트 이상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 시장 5위권 이내 업체들인 샤오미·LG전자·화웨이는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특히 중국의 샤오미는 시장점유율이 작년 3분기 2.1%에서 올 3분기엔 5.6%로 뛰어오르며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로 도약했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은 삼성그룹의 부품 계열사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삼성SDI는 올 3분기 매출 1조8918억원, 영업이익 262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제일모직의 소재사업 부문을 합병한 것을 감안해 전년 동기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은 6.8%, 영업이익은 71.7% 줄어들었다. 이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판매가 부진하면서, 여기에 납품해온 소형 배터리 판매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카메라 모듈 등을 납품하는 삼성전기 역시 3분기 부진을 면치 못했다. 매출 1조7217억원, 영업손실 691억원을 기록해 적자(赤字) 전환했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함에 따라 주요 부품의 공급량 및 공급 단가가 떨어진 것이 원인이다.
◇메모리 반도체가 효자
스마트폰 부진과 달리 반도체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했다. 반도체 사업부는 작년 동기 대비 2000억원 증가한 2조26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삼성전자 전체 사업부 중 최대 이익을 올리며 주력 사업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았다. 반도체 실적은 램(RAM)과 플래시 메모리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고, 가격이 안정적이었던 것이 주요 원인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미국 마이크론의 일본 엘피다 인수·합병 이후로 가격 경쟁이 약화되며 모든 업체의 이익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많이 들어가는 시스템 반도체 부문은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큰 과제로 떠오른 스마트폰 사업의 체질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당장 다음 분기 실적을 좋게 하기 위해 마케팅에 큰돈을 들이기보다, 제품의 품질을 높여 후발 주자와의 차별성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두 가지 체질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일단 스마트폰 모델 종류를 줄이기로 했다. 전 세계 시장을 1~2개 제품으로 커버하는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는 각 시장에 맞는 개별 모델을 공급해왔다. 이를 갤럭시S·갤럭시노트 등 전략 모델을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방안은 기술 차별화다. 곡면 화면표시장치(일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나 금속 소재를 사용해 중국의 후발 업체가 만들 수 없는 삼성전자만의 스마트폰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부터는 체질 개선 작업의 효과가 드러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