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大魚)라고 불리는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상장을 앞두고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의 인기가 뜨겁다. 신용등급 BBB+ 이하 회사채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로도 덩달아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신규 공모 물량의 10% 정도를 우선 배정 받을 수 있기 때문. 자산운용사에서는 새로운 공모주 펀드나 기존에 판매했던 펀드 2호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 올해 공모주 펀드로 약 1조원 들어와

올해 공모주 펀드 71개로 9920억원이 순유입됐다. 들어오는 자금 규모도 7월 990억원에서 이번 달 2845억원으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채혼]A로 2509억원이 몰렸다. 이 펀드는 공모주를 우선 배정 받을 수 있는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로는 가장 먼저 출시돼 인기를 끌었다. 동부단기국공채공모주 1[채혼]종류A, 하이공모주플러스10 1[채혼]A, 트러스톤공모주알파[채혼]A클래스로도 1000억원 이상이 들어왔다.

평균 수익률은 1.8%로 국내 채권형 펀드(4.1%)나 채권혼합형 펀드(2.9%)보다 낮은 편이다.

하지만 공모주를 얼마나 담고 있느냐에 따라 펀드별로 수익률 편차가 컸다. 하이루키30 1[채혼]은 올해 수익률이 9.1%에 달했고 IBK공모주채움 1[채혼]과 하이공모주플러스10 1[채혼]A는 5%대를 기록했다.

공모주 투자는 비상장 주식을 공모가에 산 뒤 상장이 되면 주식시장에서 더 높은 가격에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상장 이후 주가가 얼마나 올랐느냐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성과가 좋았던 펀드는 대부분 쿠쿠전자, BGF리테일 등 최근 상장한 기업 중에서 주가가 공모가에 비해 많이 오른 종목에 투자했다. 밥솥을 만드는 쿠쿠전자는 공모가가 10만4000원이었는데 29일 주가가 22만6500원이다. 주정(酒精) 제조업체인 창해에탄올도 공모가보다 124.7% 올랐다.

상장 앞둔 삼성SDS, 장외시장서 47.9% 올라

올해 공모주 시장의 대형 호재는 단연 삼성그룹의 IT 서비스 계열사인 삼성SDS의 상장이다. 다음 달 14일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상장을 앞두고 장외시장에서 이미 몸값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작년 매출 7조468억원, 영업이익 5056억원을 기록한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알짜 계열사이기 때문. K-OTC 시장(증권업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시장)에서 현재 30만원을 훌쩍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K-OTC 시장이 문을 연 8월 25일과 비교하면 47.9% 올랐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삼성SDS의 주가가 장외시장에서 형성된 가격보다 더 많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SDS의 목표주가를 50만원으로 제시했다. 이창영 연구원은 "국내 시스템통합(SI) 업계 1위로 시장점유율 2~4위 업체의 매출을 다 합한 것보다 매출액이 많다"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제일모직 포함 약 40개 기업 줄줄이 상장 대기 중

앞으로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기업만 현재 약 40개에 달해 당분간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대표적인 곳이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이다. 지난 20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외에도 파티게임즈, 에프앤씨엔터테인먼트, 테고사이언스 등 20개사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 NS쇼핑, 녹십자엠에스 등 17개 기업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공모주에 투자하는 신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단기채권과 공모주에 함께 투자하는 상품을 내놨다. 총자산의 70% 정도는 국공채, 나머지는 공모주에 투자하는 전략을 쓴다. 흥국자산운용과 KTB자산운용은 기존에 출시했던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가 인기를 끌자 2호 상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모든 공모주 펀드가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는 채권에 투자하다가 IPO가 있을 때 집중적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인데 물량이 많지 않은 공모주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신영더블플러스안정형 1(채혼), 키움장대트리플플러스 1[채혼]A 등 일부 공모주 펀드는 올 들어 손실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