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충남 태안군의 몽산포 오토캠핑장. 각양각색의 텐트와 가림막을 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0여대가 캠핑장 주변을 동그랗게 둘러쌌다. 대부분의 차량들은 2~3열 시트를 모두 접고 그 위에 매트리스를 깔았다. 차량 내부가 마치 편안한 방처럼 보였다. 키가 180㎝인 성인 남성이 누워도 충분히 여유가 있어 보였다. 이는 쌍용차가 올 초 입사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개발(R&D) 아웃도어 트렌드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워크숍’ 현장의 모습이다.

이번 행사는 쌍용차 기술개발 부문 신입사원들이 캠핑에 적합한 차량 아이템을 발굴하고, 담당 임원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기 위한 자리다. 쌍용차는 ‘코란도C’와 ‘코란도 투리스모’, ‘렉스턴W’ 등 SUV 차량이 유독 많다. 회사 측은 캠핑족(族)들이 좋아할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SUV에 적용할 목적으로 이 행사를 준비했다.

쌍용차는 24일 충남 태안군에 있는 몽산포 오토캠핑장에서 올 초에 입사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연구개발(R&D) 아웃도어 트렌드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 “캠핑에 최적화된 SUV를 만들어라”

이번 워크숍에는 신입사원 4~5명이 한조를 이뤄 총 6개 팀이 참가했다. 이들에겐 ‘쌍용차의 SUV를 캠핑에 최적화된 차량으로 탈바꿈하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이들은 이날 오전부터 현대차의 SUV인 투싼ix와 싼타페DM 등 타사 SUV를 놓고 쌍용차 SUV의 장단점을 꼼꼼히 살폈다. 또 이를 수정·보완할 수 있는 아이템을 짜냈다.

이날 1등은 인증팀 박해준 연구원과 내장디자인컬러팀 전재용 연구원 등이 소속된 2조가 차지했다. 이들은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동해 아웃도어 활동 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스마트기기용 응용프로그램)을 차량 내비게이션과 클러스터(계기판에 달린 모니터 액정)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소비자가 직접 클러스터를 디자인해 다른 소비자와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있었다.

쌍용차는 24일 충남 태안군에 있는 몽산포 오토캠핑장에서 올 초에 입사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연구개발(R&D) 아웃도어 트렌드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아웃도어 활동 때 차량이 노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해 도로 조건에 따라 차고 높이를 조절하고, 핸들링, 사륜구동 시스템, 브레이크, 타이어 공기압 등을 자동 조절해주는 ‘차량 로드 센서 시스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안전하고 편안한 아웃도어에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밖에 렉스턴W와 코란도 스포츠 등에 적합한 아이템을 패키지로 한 아웃도어 에디션 모델 출시, 아웃도어 브랜드와 협력해 새로운 상품을 내는 아이디어 등도 기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경현 쌍용차 책임연구원은 “실제 캠핑을 하면서 아웃도어 생활에 적합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어떤 부분을 반영할지 직접 시험해볼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24일 충남 태안군에 있는 몽산포 오토캠핑장에서 올 초에 입사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연구개발(R&D) 아웃도어 트렌드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 젊은 연구원들과 소통해 車 경쟁력 강화

쌍용차 기술개발 부문은 매년 새로운 주제를 정해서 워크숍을 열고 있다. 회사 측은 젊은 세대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노련한 임원들이 다듬는 과정에서 서로 소통을 강화할 수 있고,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12년에는 내년 초 출시될 쌍용차의 소형 SUV ‘X100’의 경쟁 차량을 평가하는 자리를 열었다. 차량 개발 과정과 연구원들이 자동차 산업을 전문적으로 바라본 시각이 담긴 인터넷 잡지도 창간할 계획이다.

쌍용차는 2009년 파업 사태 이후 연구 인력들이 대거 회사를 이탈하면서 R&D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파워트레인(엔진·기어 등 동력 부분)이나 차체 기술력 등 자동차의 동력 성능을 결정하는 기술에서 경쟁사보다 밀리고 있다. 2010년 인도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하고 나서 가장 신경을 쓴 점도 연구원의 처우를 개선하고, 소통을 강화해 기술개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었다.

쌍용차는 2010년 이후 R&D 부문에서 신입사원을 계속 뽑아 망가진 조직을 회복했다. 또 주니어보드(junior board)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주니어보드는 기술개발 조직에서 과장급 이하의 직원이 모인 조직으로 12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임원급 연구원과 젊은 연구원 간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 결과 마힌드라에 인수된 이후 신형 코란도 등의 신차를 출시하고, 4년 만에 소형 SUV X100에 맞는 1.6L 엔진과 차체, 생산라인을 개발했다.

쌍용차는 24일 충남 태안군에 있는 몽산포 오토캠핑장에서 올 초에 입사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연구개발(R&D) 아웃도어 트렌드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재완 쌍용차 기술개발부문 부사장은 “쌍용차는 이번 워크숍과 같은 행사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면 언제든 개발 차량에 즉각 반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