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양재 사옥.

원화 강세 여파와 조업일수 감소로 현대자동차의 3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현대차는 22일 3분기 영업이익이 1조6487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2010년 4분기(1조237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도 1조6151억원으로 28.3% 줄었다. 매출액은 21조2804억원으로 집계돼 2.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고, 완성차 판매량은 112만8999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판매가 늘었는데도 올해 3분기까지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평균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6%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자동차 회사들과 경쟁하는 북미시장에서 현대차는 올해 초부터 3분기까지 4.5%의 점유율을 기록해 전년보다 0.2%포인트 줄었다. 유럽시장에서도 0.1%포인트 줄어든 2.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

3분기 말 급격한 환율 변동으로 인해 판매보증충당금이 증가하면서 영업비용도 늘었다. 지난해 3분기 2조5940억원이었던 판매 관리비는 올해 3분기 2조8720억원으로 10.7% 증가했다.

추석 연휴와 부분 파업으로 인해 조업일수가 감소하면서 국내공장 가동률이 하락한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현대차는 3분기 국내공장에서 38만8000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3.7% 감소한 수치다.

올해 초부터 3분기까지 누계 기준으로 보면 판매량이 362만4837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했다. 매출액은 0.5% 증가한 65조6821억원, 영업이익은 9.7% 감소한 5조6743억원, 당기순이익은 12.7% 줄어든 5조993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8.6%를 기록해 전년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차는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경제 침체 우려가 나오고 있고,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다만 4분기는 3분기보다 상황이 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4분기에 국내시장은 물론 중국 ∙ 유럽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사적인 수익 개선 활동을 지속하고 있어, 환율 안정이 이뤄질 경우,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모델들의 신차 효과를 이어나가고, 준대형 세단 ‘아슬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ix25’, ‘i20’와 같은 지역별 특성에 맞는 전략 모델을 적기에 투입해 판매 증대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3분기에는 평균 환율이 2008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었고, 국내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는 등 수익성에 부담 요인들이 있었다”며 “4분기에는 3분기보다 환율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국내공장 가동률 개선 및 신차 판매 비중 확대 등 긍정적인 요인들이 예상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