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004800)가(家)의 차남 조현문씨가 형 조현준 사장과 그룹 계열사 임직원 등 8명을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앞서 조씨는 지난 6월 형 조현준 사장과 동생 조현상 부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그룹 계열사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주)신동진의 최현태 대표를 같은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

조씨는 지난 2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 등으로 노틸러스효성과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효성 인포메이션시스템(HIS)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주요 주주이자 대표인 조현준 사장과 류필구 전 노틸러스 효성 대표 등 8명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22일 공개했다.

조씨는 이들이 회사 수익과 상관없는 거래에 투자하거나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고 허위 용역 기재와 계열사 부당 지원 등으로 최소 수백억원에 이르는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또 특정 개인이나 법인이 부당 이득을 취하도록 공모하거나 조작한 의혹도 제기했다.

이번 소장에는 조씨가 효성그룹을 떠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된 효성그룹 전사 IT시스템 교체 프로젝트 비리 감사 내용과 구체적인 증거자료도 포함됐다. 조씨는 지난 2011년 효성그룹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교체하는 500억원 규모의 대형 입찰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던 중에 여러 비리 증거를 포착했지만, 혐의 임원들은 별다른 시정 조치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씨 측은 “회사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내부 비리 세력의 모함을 받아 2011년 9월 회사에서 쫓겨났고 2013년 초 회사를 완전히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조씨는 지난해 2월 효성 부사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보유 중이던 7%의 효성 지분을 처분하고 경영에서 손을 뗐다.

미국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조씨는 법무법인 현에 적을 두고,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이다.

조씨는 이번 소송에 대해 “모든 불법과 단절하고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효성그룹을 떠났지만, 효성은 그간 허위사실로 나를 끊임없이 음해했고 사문서 위조 및 명의 도용 등을 통해 사내 불법을 내게 뒤집어씌우려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소송에 대해서도 효성은 새로운 인신공격과 음해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절대 굴하지 않고 검찰 수사를 통해 회사를 바로잡고 진실을 밝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기업은 사회에 대해 막중한 공적 책임을 지고 있고 특정 개인들이 기업을 사금고로 이용하는 불법 행위는 단호히 근절돼야 한다”면서 “효성처럼 횡령, 배임, 비자금 조성, 해외재단도피, 페이퍼컴퍼니, 분식회계, 탈세, 증거인멸 등의 불법비리를 통해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임직원들과 채권단을 기만해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효성은 “그동안 자신이 몸담았던 회사는 물론 임직원, 형제까지 고소, 고발을 남발하는 것에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고발된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고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일환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효성은 “조 변호사도 당시 경영진의 한 사람이었고 앞으로 조사 과정에서 그의 왜곡된 주장임이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