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산 세탁바구니.

5년 전 국내 대형마트에서 판매한 이탈리아 '까사브리코'사(社)의 빨래건조대 가격은 3만9800원으로 중국산 빨래건조대(2만5800원)보다 1만4000원이 비쌌다.

그런데 올해에는 유럽과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역전되면서 이탈리아산은 2만7800원, 중국산은 3만원에 팔리고 있다. 세탁바구니(25L) 역시 프랑스산은 2010년 7900원에서 올해 5800원으로 떨어졌고, 중국산은 같은 기간 5400원에서 6800원으로 올랐다.

경제 침체로 인한 유로화 약세 현상이 계속되자 일부 유럽산 생활용품이 중국산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해지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2011년 한·EU FTA 협정이 발효되면서 생활용품 수입관세(6~8%)가 철폐된 데다, 당시 1500원대였던 유로·원 환율이 올해 1300원대로 떨어지면서 유럽산 제품의 가격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20일 "5년 전만 해도 유럽산 생활용품이 중국산보다 30~40% 이상 비싼 편이었는데, 올해에는 중국산과 가격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10% 정도 더 저렴한 제품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 결과 5년 전에 비해 롯데마트의 유럽산 생활용품 매출은 6배 넘게 뛰었다.

올 2월 세계 최대 가정용품 박람회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춘계 소비재 박람회에 참석해 상품을 선정한 롯데마트는 유로·원 환율이 가장 낮았던 7월 말에 제품 물량을 대거 확보해 이달 29일까지 스위스 생활용품업체 로쏘의 다용도 상자를 6800원에, 영국 스트라타의 수납함을 9800원에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