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사장, 쉐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비롯한 페이스북 주요 경영진들이 15일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005930)사업장을 방문, 디지털연구소(R4)·모바일연구소(R5) 등 IM사업부가 운영하는 주요 시설들을 둘러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페이스북 임원들이 우수 기업들을 방문해 실제 경영 현장을 둘러보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이라며 “미국 외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저커버그 사장과 샌드버그 COO는 14일 저녁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5층 만찬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2시간 가량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이날 만찬에는 삼성전자에선 신종균 IM사업부장(사장), 이돈주 IM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사장) 등이, 페이스북에선 샌드버그 COO를 비롯한 상무(VP)급 임원 7~8명이 배석했다.

만찬에서는 양 사의 사업 관련 이슈 대신 정보기술(IT) 업계 동향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만찬에서 오간 이야기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지만 “와인 마셨어요”라며 밝은 분위기에서 만찬이 진행됐음을 밝혔다. 신종균 IM사업부장은 “세상 사는 이야기를 주로 나누었다”며 “사업 이야기는 안했다”고 전했다.

15일에는 수원 삼성전자 사업장 현장시찰 뿐만 아니라 모바일 기기 분야에서 양 사의 공동 사업과 관련된 논의도 오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핵심 관계자는 15일 양 사 임원들이 모바일 기기 등과 관련된 공동 사업에 대해 협의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저커버그 사장이 주도하는 신흥국 초저가 무선인터넷 보급 사업 ‘인터넷닷오알지(Internet.org)’에서 삼성전자가 초저가 스마트폰을 공급할 경우 각각 페이스북은 뛰어난 성능의 모바일 장비를 확보하고, 삼성전자는 신흥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저커버그 사장은 지난 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1회 인터넷닷오알지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는 신흥국 국민 69%에게 인터넷의 유용성을 알게 해주어야한다”며 “인도의 농민, 노동자, 여성들이 모바일 인터넷을 쓸모있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현상공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터넷닷오알지는 지난 6월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현지 통신사와 제휴해 페이스북, 구글 등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데이터사용료를 받지 않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밖에도 페이스북이 지난 3월 인수한 가상현실(VR)기기 ‘오큘러스’와 관련된 협력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초 독일에서 열린 가전전시회(IFA)에서 오큘러스의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헬멧형 가상현실 기기 ‘기어VR’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