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4 대책(주택담보비율·총부채상환비율 완화)과 9·1 대책(재건축연한·청약자격 완화) 영향으로 부동산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다. 위례 같은 신도시를 중심으로 분양권에 웃돈(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분양시장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특정지역 집값을 끌어올렸을 뿐 전체 매매시장 활성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전세난은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안보인다. 부동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적다고 보는 이가 많다보니 전세 수요가 줄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특정 지역에 국한된 과열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갔다고 보기엔 무리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위례 분양시장에 떴다방이 등장했다. 사진은 위례신도시 지역 모델하우스 인근 전경.

◆ 매매거래량 보합세 보일 듯… 분양시장만 과열

국토교통부가 14일 발표한 지난달 전국 주택 거래량은 8만6186건으로 1년 전보다 51.9% 증가했다. 다만 8월에 비해서는 13.4% 증가하는데 그쳐 강보합세로 나타났다. 정부 대책 영향으로 시장에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택 매수자가 늘어났다.

주택 매매가격도 상승세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8월보다 0.27% 올랐다. 매매가격은 꾸준히 올랐으나 지난달 상승폭은 유난히 두드러졌다. 3월(0.28%)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다만 가을 이사철 시기가 맞물리면서 거래량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시장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 이 달 들어 서울 하루 평균 거래량이 270건으로 지난달 294건에서 8.16% 가량 줄었다. 가을 이사철 수요와 정책 기대감에 움직인 수요가 9월에 대부분 반영돼 이달부터 보합세를 보였다.

분양시장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일 위례신도시 '위례 자이' 청약에서 1순위에만 6만2000여명이 몰렸다. 평균 139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도 73대 1을 기록했고, '강남 효성해링턴 코트'는 45.5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과열 양상을 보이는 곳에는 분양권 불법거래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위례자이는 전용면적 101㎡ 아파트 분양권에 1억원이 넘는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테라스하우스나 펜트하우스에는 프리미엄이 3억원까지 붙기도 했다. 떴다방이 신도시 모델하우스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불법 거래와 다운계약서 작성 문제까지 나타나자 국토부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분양 시장에 차익을 노리고 뛰어드는 투자자가 있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새집 선호 현상도 강해지고 있어 일부 분양 시장 과열이 공급 가격을 높이는데 영향을 줄까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재건축 시장 주춤… 집 구매 서두를 필요 없어"

재건축 시장은 최근 주춤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여파가 줄어드는 7월부터 가격 상승세를 보이던 일부 단지가 이달 들어 가격이 떨어졌다. KB시세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시세 8억3750만원까지 올랐던 개포주공 1단지 49.6㎡ 아파트가 8억2500만원으로 1000만원 넘게 하락했다. 개포시영아파트도 전용면적 50㎡ 이상 아파트 시세가 200만~500만원 가량 하락했다.

개포주공 인근 G공인 관계자는 "정부 대책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되면서 문의는 많지만, 분담금 부담 때문에 매수세는 많지 않다"며 "일부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매도자가 호가를 올리거나 물건을 거둬서 지난달보다 거래가 뜸하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분양시장만 보고 착시현상에 속지 말아야 한다"며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집구매를 서두르지 말고 미국 금융시장 움직임 등 다양한 대외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세난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66.3%로 조사됐다. 2001년 12월(66.4%)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도 69.2%로 70%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최근 집값이 갑자기 뛴 지역에선 전세 거주자가 매매로 전환하기에 부담이 커졌다. 집값이 단기에 급등락하면 전세난 해소는 더 어려워진다.

김지은 연구원은 "시장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전반적인 시장 안정세가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매매가격 상승이 오히려 전셋값 상승에 전가돼 세입자 부담이 늘고 있기 때문에 임대차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