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원격건강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보건당국은 원격건강관리 서비스가 확대되면 의사가 없는 지역의 의료공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10일 보건복지부와 강원도에 따르면 산악 지형으로 이뤄진 강원도는 의료서비스에 접근성이 열악한 의료 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한다. 부족한 의료서비스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 10여년동안 원격의료 시스템을 개발하고 시범사업을 꾸준히 해왔다. 우선적으로 서비스 지원 인력을 보유한 보건기관 위주로 시작해보기로 했다.
◆ 강원도 153개소에 원격건강관리 시스템 갖춰
강원도는 올해 1월 보건소 16곳, 보건지소 41곳, 보건진료소 90곳, 의료기관 5곳, 센터 1곳 등 전체 153개 보건기관의 원격건강관리 인프라 구축사업을 발주했다. 이번 사업에는 에임메드, 인바디, 비트컴퓨터, 세광정보통신 등 원격의료 분야를 준비해오던 국내 기업들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9개월 간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지난 8일에는 완료 보고회도 가졌다.
지역보건법에 따라 국민 건강증진 목적으로 설치된 보건소는 시·군·구별로 1개소씩 있다. 보건지소는 읍·면마다 1개소씩 둔다. 보건지소가 멀리 떨어져 있는 의료 취약지역에는 보건진료소를 설치할 수 있다. 보건진료소는 인구 500명(도서 300명) 이상의 설치 기준을 두고 있지만, 보건소장이 승인하면 500명 미만 지역도 설치 가능하다.
이번 구축사업을 통해 강원도의 모든 보건기관에 환자 건강상태를 측정하고 원격상담을 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게 된다. 강원도는 올해 말까지 전체 보건기관의 60%까지 인프라 구축이 확대되고, 2020년에는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환자들만 잘 관리해도 심각한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서비스 운영을 지원하는 통합원격관리센터에는 원격건강관리센터의 모형이 갖춰져있다. 구비된 장비를 보면 화상 카메라와 모니터, 비트컴퓨터의 원격전송 시스템, 에임메드의 건강관리 서비스, 삼성전자의 혈액검사기, 프레볼라 적정 운동량 확인 운동기구, 바이오넷의 생체신호 측정기, 웨어러블 기기 온핏 등이다.
위탁운영을 맡은 안무업 통합원격관리센터장(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은 "대표적인 의료 취약지역인 강원도는 10여년간 의료공백 문제 해결을 고민해 왔다"며 "원격건강관리 서비스가 의사가 없는 지역에 거주하는 강원도 환자들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환자 편익을 위한 지출인가, 불필요한 예산 낭비인가
서비스 확대의 최대 난관은 '비용'이다. 강원도는 이번 인프라 구축에 총 40억원을 투입했으며 추가로 소요되는 전체 예산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통합원격의료센터 운영에 10억원이 할당된 점을 비춰보면 153개 보건기관의 설치·운영비용은 수백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비용 지출 문제를 놓고 의료장비 업체들과 의료계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참여 업체 관계자는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전체 의료비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의료비 지출 비중이 가장 크다"라며 "의사가 없는 지역이라면 건강관리 서비스를 통해 만성질환 관리가 가능하고 의료비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는 고가의 의료장비를 여러 대 구입할 비용으로 의사가 상주하는 의료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65세 이상 환자가 고혈압으로 진료받았을 때 내는 진료비는 1500원이고, 65세 미만이어도 만성질환자로 등록되면 환자 부담금이 30%에서 20%으로 줄어든다.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 자체가 크지 않아 의사 인건비만 지원해주면 의료공백 문제가 해소된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건강상태 수치가 컴퓨터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화상으로 진단하면 오진의 가능성이 많다"며 "원격건강관리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정부예산으로 보건소의 행정력을 키우고 장비 업체를 배불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업체들은 의료계 반대로 막혀있던 원격의료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한 의료IT업체 대표는 "강원도는 보건기관에 한정됐지만 도심 한복판에 간단한 건강정보를 측정하고 상담받을 수 있는 원격건강관리센터가 생길 수 있다"며 "집에서도 환자가 휴대폰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의사와 상담할 수 있는 원격진료가 보편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