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자산시장에서 '장모님 펀드'가 화제다. 장모님 펀드는 예금만 갖고 있던 장모님이 쥐꼬리 이자에 견디다 못해 돈에 밝은 사위들에게 대안을 묻기 시작하는 최근 풍속도를 반영한 신조어다. 곧 만기가 돌아오는 정기예금을 재연장해야 할지, 아니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지 고민하는 장모님에게 과연 사위들은 어떤 대답을 해드려야 좋을까. 사위들 사이에선 잘해도 본전이고 못하면 역적이 된다고 해서 '좌불안석 펀드'라고 불리기도 한다지만, 장모님 돈 걱정에 나 몰라라 할 수도 없는 노릇. 장모님 펀드 설계로 고민하는 사위들을 대신해서 머니섹션 M플러스가 SC은행·씨티은행·KDB대우증권·신한금융투자 등 4개 금융회사 전문가 10명에게 조언을 들어봤다.
◇위험 낮춘 혼합형 펀드에 주목
전문가들은 장모님 펀드가 2년 이상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고, 원금 손실은 최소화하면서 예금 이자보다는 2~3배 높은 수익을 내고자 한다면 혼합형 펀드를 대안으로 삼아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고득성 SC은행 이사는 "혼합형 펀드는 주식과 채권을 골고루 투자하는데, 변동성 장세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며 "다만 급등장에서는 주식형 펀드에 비해 수익률은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혼합형 펀드는 주식에 60~70%, 나머지는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고 채권혼합형 펀드는 주식은 30~40%, 나머지는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고 이사는 혼합형 펀드 중에서도 특히 블랙록 자산배분형 펀드가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운용해 와서 정기예금 대안으로 손색이 없다고 했다. 이 펀드는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포함해 전 세계 약 40개국, 700여 종목, 30여 통화에 투자한다. 2000년 1월 1일 이후 올해 1월까지 9·11이나 금융 위기·유럽 위기를 거치면서도 연복리 6.5%의 수익을 올려왔다고 고 이사는 덧붙였다. 김규범 대우증권 갤러리아센터 부장도 "혼합형 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을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싶어 하는 장모님들이 가입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장모님이 60세 이상인 경우 생계형 비과세 상품 계좌(3000만원 한도)로 지정해서 수익을 전액 비과세시키는 전략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지수형 ELS로 플러스알파 수익
대다수 전문가들은 정기예금만 고집해 오던 장모님에게 적합한 디딤돌 투자 상품으로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을 꼽았다. ELS는 기초자산(개별 주식이나 주가지수)에 연동되어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 금융상품을 말한다. 이 가운데 지수형 ELS는 코스피나 다우존스, 홍콩항성(HSCEI) 등과 같은 주가지수와 연동되어 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지수형 ELS는 지난달 발행된 전체 ELS 중 비중이 94%를 차지할 정도로 재테크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윤득용 신한금융투자 논현지점 PB팀장은 "지수형 ELS는 원금 비보장형이라고 해도 실제 손실 확률이 매우 낮은 반면, 연 5~8% 정도의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예금 대안으로 삼아볼 만하다"고 말했다. 박종화 SC은행 압구정 PB팀장은 "장모님께는 지수형 ELS 중 수익률이 다소 낮아도 안전성을 강화한 노낙인(No Knock-In: 만기 이전에는 손실 구간에 진입해도 손실이 없는 상품) 조건으로 가입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원희 대우증권 장한평지점장은 "ELS는 현재 평가금액을 펀드나 예금처럼 정확히 장모님께 알려드릴 수 없고 중도 환매 시 손실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입 전에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수형 ELS 역시 비과세 혜택이 있는 생계형 계좌로 매수하면 절세 효과를 챙길 수 있다.
◇장모님 펀드 운용 시 유의할 점은
전문가들은 장모님 펀드를 직접 운영하거나 조언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최병희 SC은행 강남센터 PB팀장은 "장모님 스스로의 판단과 책임이 아니라 사위에 대한 믿음 때문에 투자하는 경우엔 손실 발생 시 장모·사위 간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