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기자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시행 1주일을 맞았다. 소비자들이 보조금을 공평하게 받을 수 있도록 과열된 이동통신 시장의 유통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이 이 법의 취지였다.

하지만 시장에선 정반대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시행 첫날부터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가격이 너무 비싸졌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통신시장은 얼어붙어버렸다.

단통법 시행 후 정부가 정한 보조금 상한은 30만원이지만, 이동통신 3사는 절반인 15만원 이하로 지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에서 LTE100요금제를 선택해 '갤럭시노트4'를 구입하면 보조금은 11만1000원에 불과하다. 소비자는 84만6000원의 높은 가격에 단말기를 구입해야 한다. 수십만원의 보조금을 지급받았던 과거와는 차이가 너무 크다.

보조금을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면 더 비싼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만약 갤럭시노트4를 구입하면서 LTE75요금제를 택하면 LTE100 요금제보다 보조금이 2만8000원 줄어든다.

결국 소비자들은 비싸진 휴대폰 가격에 한 번 놀라고, 요금 선택과정에서 다시 한 번 놀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단통법을 두고 '전국민 호갱법'이라는 말이 나온다. 소비자가 보다 저렴하게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법의 취지였지만, 법 개정 후 오히려 국민 모두 비싸게 살 수 밖에 없는 역설적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저가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처지는 더욱 심각하다. 단통법 이전에는 저가요금제 가입자들도 법정 상한선인 27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았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에는 5만~10만원으로 보조금 규모가 대폭 줄었다.

단통법 추진 과정에서 휴대폰 제조사 등 이해관계 기업의 로비가 먹혀들면서 법개정 취지가 왜곡돼 버린 탓이다.

그 결과 단통법은 엉뚱하게도 정부와 국민의 소통을 끊어놓은 단통(斷通)법이 되고 말았다.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공평하게 보조금을 주겠다고 했지만, 만족할 만한 보조금을 받았다고 느끼는 국민은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업계가 아닌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동통신사의 높은 요금과 휴대폰 제조회사의 비싼 가격을 정상적으로 조정해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적 조정 작업이 필요하다. 단통법이 국민을 위한 법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