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 상장지수증권(ETN)이 주식시장에 첫선을 보인다. ETN은 원자재, 통화, 금리 등의 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중위험·중수익 투자가 자리를 잡으면서 상장지수펀드(ETF)와 주가연계증권(ELS)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ETN 역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TN, 다양한 자산에 투자

ETN(exchange traded note)은 다양한 자산으로 지수를 만들어 이 지수가 얼마나 오르는지에 따라 만기(통상 10~30년)에 수익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파생상품이다. 이름에 채권의 개념인 'note'가 들어 있지만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이자는 없고, 오히려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자유롭게 거래된다. 예컨대 증권사가 대형주 5종목으로 '블루칩지수'를 만들어 이 지수를 따르는 ETN을 한국거래소에 상장하면 투자자는 자유롭게 이 ETN을 사고팔 수 있다. 만기가 있지만 원하는 시점에 사고팔 수 있고, 주식처럼 매매 시점의 수익률에 따라 수익을 얻는다.

ETN과 비슷한 성격의 상품으로 ETF가 있다. ETF는 지수나 종목이 움직이는 데 따라 수익률이 나도록 만든 펀드로 주식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ETF는 최소 10종목 이상으로 지수를 구성해야 해 상품 구성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반면 ETN은 5종목 이상으로 지수를 구성하면 되기 때문에 다양한 상품을 만들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독일 주가지수인 'DAX', 미국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 미국 마스터합자회사(MLP)지수, 국내 우량주 지수, 원자재 지수 등 국내에서 현재까지 ETF로 출시되지 않은 주가지수, 상품지수 등을 사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특히 코스피200지수를 따라 움직이는 ETF의 경우 자산운용사의 판단에 따라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기 때문에 코스피200지수의 움직임을 100%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ETN은 지수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됐다.

ELS와는 증권사가 만들고 만기가 있다는 점을 빼면 성격이 전혀 다르다. ELS는 주식처럼 사고팔 수가 없다. ELS는 코스피200 같은 지수나 종목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데, 수익 조건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이용국 한국거래소 증권상품시장부장은 "ETN은 중간에 사고팔 수 없는 ELS의 단점과 상품 구성이 단조롭고 지수나 주가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ETF의 단점을 보완한 셈이다"라며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고 기존의 주식 매매거래 방식과 비슷하기 때문에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개장 앞두고 상품개발 박차

ETN시장 개장을 앞두고 국내 증권사들은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ETN은 자기자본 1조원 이상 규모를 갖추고 신용등급 AA- 이상, 영업용순자본비율(NCR) 200% 이상인 증권사만 발행할 수 있다. 요건을 갖춘 증권사는 모두 9곳으로 이 중 6개 증권사가 ETN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200 선물과 현물을 활용한 전략형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10개 종목에 투자하는 'Big Vol'지수와 우량 배당주 중에서 내부유보금이 높은 15개 종목에 투자하는 'Wise배당'지수를 따라 움직이는 ETN 2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200선물지수와 달러 선물지수를 가지고 롱숏전략(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은 미리 사고, 반대로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은 공매도 방식으로 팔아 수익을 내는 전략)을 구사하는 상품을 만들고 있다. 이 밖에 현대증권은 코스피200선물지수와 6개월 만기 AA-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을, 삼성증권은 미국과 유럽에 각각 투자하는 해외지수를 따르는 ETN을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독일·일본서 거래 활발

ETN은 지난 2006년 6월 영국의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가 미국에서 일반상품 지수를 기초로 발행한 것이 처음이었다. 도입 초기 미국 ETN시장의 총자산은 12억51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증가해 지난달 말 기준으로 277억1100만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현재 독일, 일본에서도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