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미국의 왓츠앱, 중국의 위챗, 한국의 라인이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3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미국의 왓츠앱과 중국의 위챗, 한국의 라인이 영토 확장에 나섰다. 이들이 택한 전략은 ‘현지화’지만 방식은 조금 다르다. 왓츠앱이 기존 사업모델을 유지하는 방향인 반면 위챗과 라인은 광고와 게임, 전자상거래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라인, 현지화와 캐릭터 마케팅에 승부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이 운영하는 ‘라인’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 사용자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지난 4월 가입자 4억명을 돌파한지 4달 만에 가입자 5억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라인의 강점은 스티커를 활용한 캐릭터 마케팅이다. 라인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캐릭터 스티커는 진출한 나라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 대표 캐릭터 중 하나인 ‘문’의 경우, 이탈리아에서는 현지인의 다양한 표정과 몸짓을 담아냈다. 브라질 버전에서는 남성미를 살린 근육질 몸매로 재탄생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라마단 축제 스티커를 따로 제작해 인기를 끌었다.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왓츠앱, 위챗과의 경쟁에서 라인의 가장 큰 무기는 스티커”라고 전했다.

라인의 강점은 라인 스티커를 활용한 캐릭터 마케팅이다.

라인은 최근 일본과 태국에서 전자상거래 사업을 강화했다. 태국에서는 기업 계정 친구를 추가해 모바일 쇼핑과 결제를 동시에 하는 ‘핫브랜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 3월부터 일본에서는 개인끼리 상품을 사고파는 ‘라인몰’ 서비스를 시작했다.

라인은 이밖에도 음성통화 서비스 ‘라인콜’, 기업 서비스 플랫폼 ‘라인 비즈니스커넥트’ 등 새 서비스를 강화해 기반을 다진 뒤 미국이나 일본에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왓츠앱, 세계 최대 규모 앞세워 앞만 보고 간다

지난 8월 월간 실사용자 6억명을 돌파한 ‘왓츠앱’은 세계 최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북미와 서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했다. 별다른 광고나 마케팅 없이 메신저 서비스만으로 이뤄낸 성과다. 페이스북은 올 2월 “왓츠앱은 10억명의 사람을 연결하는 통로”라며 “왓츠앱을 190억달러(약 20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왓츠앱의 좌우명은 ‘광고 없고, 게임 없고, 기능이나 속임수도 없다(no ads, no games, no gimmicks)’이다. 경영진은 앞으로도 메신저 서비스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줄곧 밝혀왔다. 왓츠앱은 처음 1년간 무료로 서비스를 사용하고 이듬해부터 연 0.99달러를 내는 유료 전략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인수된 후에도 이 전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왓츠앱 로고

왓츠앱은 사용하기 쉽고 간편한 서비스 제공과 현지화에 주력한다. 브라이언 액튼 왓츠앱 공동창업자는 “인도 사람들이 폰뱅킹이나 신용카드 결제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인도에서는 왓츠앱을 무료로 제공했고 중동 사람들은 여러 명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향이 있어 라마단 기간 동안 이들의 소통하는 방식을 연구했다”고 말했다.

왓츠앱은 페이스북에 인수된 뒤에도 서비스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두 서비스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수익 모델은 아직 숙제로 남아 있다. WSJ는 “지난해 왓츠앱의 매출은 2000만달러로 예상되는데 이는 5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라인과 차이가 크다”며 왓츠앱이 아시아 모바일 메신저들처럼 하루빨리 수익 모델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판 카톡 '위챗' 사업 다각화로 덩치키운다

중국 IT 기업 텐센트가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은 페이스북과 왓츠앱을 섞어놓은 듯한 서비스에 사업 모델은 카카오톡과 닮아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월간 실사용자 4억3000만명을 확보한 위챗은 하반기부터 광고와 전자상거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위챗은 7월부터 기업의 위챗 계정에 광고를 게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광고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위챗에서는 페이스북처럼 개인 프로필을 만들고 사진을 공유할 수 있고 트위터처럼 기업 계정을 ‘팔로우’할 수 있어 기업들은 위챗 기업 계정을 통해 사용자 나이, 취향, 연령대 등에 따라 맞춤형 광고를 올릴 수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실 사용자 4억3000만명(누적 가입자 6억명)을 확보한 위챗은 하반기부터 광고와 전자상거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텐센트는 위챗에 자사의 결제 플랫폼 ‘텐페이’를 추가해 각종 상품을 구매하는 전자상거래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위챗을 통해 콜 택시 서비스 ‘디디다처’를 사용할 경우 택시 요금을 할인해 주는 방식도 활용한다. 카카오가 선보인 ‘카카오페이’와 준비 중인 ‘카카오택시(가명)’ 서비스와 비슷하다.

해외 가입자가 1억명에 이르는 위챗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거대한 내수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에선 중국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위챗 사용자가 곧 왓츠앱 사용자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