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나 중국에는 아직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다. 인프라 투자는 일단 규모가 크고 정부에서 일정금액을 투자자들에게 보전해주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다. 만약 해외 투자기관의 투자금 회수에 대한 안전장치가 아주 잘 돼있다면 투자를 해볼 의향이 있다."

군인공제회는 지난 6월 호주 퀸즐랜드주 공무원 퇴직연금이 보유한 인프라 펀드에 투자했다. 이 펀드는 호주 공항과 담수화 시설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고 있는데, 2000년 설정된 이후 연평균 15% 정도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호주에 있는 투자 자산을 직접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펀드 지분을 4300만 호주달러(약 420억원) 규모로 사들이는 방식을 택했다.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자산을 사들이는 것에 대한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서울 강남 군인공제회에서 만난 박석환 투자사업이사(CIO)는 "그동안 인프라 투자는 선진국 위주로 해왔지만 앞으로는 아시아 인프라에서 투자 기회를 찾으려고 한다"면서 "국민연금처럼 규모가 큰 기관이 먼저 나선다면 군인공제회도 함께 할 의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 E1, 국민연금과 함께 미국 셰일가스 업체 지분 인수에도 참여했다. 박 이사는 "셰일가스에 바로 투자한 것이 아니라 가스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에 투자한 것"이라면서 "에너지 가격에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확정된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익을 잘 내는 투자 대상은 연기금 간의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이 때문에 군인공제회는 올해 집행하기로 했던 신규 투자 금액을 두 배로 증액했다. 박 이사는 "올해 신규 투자에 집행하기로 했던 금액이 7500억원이었는데 상반기에 헤지펀드, 인프라 펀드 등에 투자하면서 다 소진했다"면서 "논의한 결과 올해 집행액을 1조55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좋은 투자 대상을 확보하기 위해 운용인력들이 뉴욕, 런던, 호주 등 해외에 현지 탐방을 직접 가서 리서치를 한다"면서 "국내외 각종 언론 행사에서 군인공제회의 대체투자 계획에 대해 알리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군인공제회는 국내 연기금 중에서 해외 헤지펀드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곳 중 하나다. 올해 해외 헤지펀드에 6000만달러(약 640억원)를 투자하기 위해 블랙록 등 6개 자산운용사를 선정했다. 박 이사는 "위험 관리를 위해 운용사를 선정할 때 레버리지 비율이 10% 내외인 헤지펀드 중에서 투자 경험이 많은 회사를 선정했다"면서 "수익률이 크게 오르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재간접펀드에 총 투자 금액의 40%를 투자하고 있고 나머지 펀드는 각기 다른 운용전략을 쓰는 상품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연기금은 대체 투자 1순위로 해외 부동산을 꼽지만, 군인공제회는 오히려 국내와 해외 모두 부동산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총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46%인데 2017년 말까지 25%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박 이사는 "부동산 투자로 보유한 땅이 많은데, 개발 후 민간분양을 통해 생긴 돈을 부동산에 재투자할 필요는 없고 대체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현재 해외 투자 비중이 15%인데, 2017년 말까지 30%로 확대할 예정이다. 관심이 많은 투자 대상 중 하나가 유럽 대출채권이다. 박 이사는 "올해 상반기에 유럽 은행들이 내놓는 대출 채권에 투자했다"면서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중은행이 내놓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커버드본드 등 채권을 매입하기로 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좋은 물건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적어, 적기에 투자를 잘 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국내 벤처캐피탈(VC)에 대한 투자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박 이사는 "지금까지 VC에 투자한 금액은 537억원이고 올해 2월에 6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수익을 낼 때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정책적인 지원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만약 투자 수익률이 괜찮을 경우 앞으로 투자 금액을 추가로 확대할 지 여부를 고민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이사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최근 좋지 않았고, 기업 실적도 마이너스였지만 이 때문에 기업 가치에 비해 주식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군인공제회는 주식 비중을 작년 말 기준 16%에서 2017년 말 12%로, 채권은 9%에서 8%로 줄일 계획이다. 반면 대체투자는 29%에서 55%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와 해외 투자 비중은 현재 85%, 15%인데 2017년 말에는 70%, 30%로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석환 이사는 1984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한 뒤 선에셋투자자문, 메가마디아스투자자문에서 CIO로 재직한 뒤 2009년 캡스톤자산운용 대표가 됐다. 2012년부터 군인공제회에서 투자사업이사로 근무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