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모터쇼 개막 전날 진행된 폴크스바겐 나이트 중계 화면에 문장 하나가 떠올랐다.

“극한의 성능을 내는 차량이 조용할 수 있을까요? (Can extreme performance be silent?)”

장내를 시끄럽게 울리던 배경음악이 꺼졌다. 수퍼카 람보르기니 한대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푸른색 수퍼카는 이상하게도 ‘우우웅~’ 하는 엔진 소리를 전혀 내지 않았다. 람보르기니 관계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아스테리온’ 콘셉트카”라며 “전기로만 움직이는 상태기 때문에 주행 중에도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도심에서는 전기모드로 운행하고 고속도로에서는 높은 성능을 이용해 기존 모델보다 훨씬 경제적이다”라고 말했다.

◆ 친환경차의 도시 파리, 친환경차로 공습한 獨 폴크스바겐 그룹

1일 프랑스 파리 엑스포 전시장에서 진행된 ‘폴크스바겐 나이트’에서는 폴크스바겐 그룹이 보유한 13개 브랜드 중 11개 브랜드별로 올해 파리모터쇼에 출품하는 대표 차량을 소개했다.

람보르기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습

폴크스바겐 그룹은 작정한 듯 친환경을 키워드로 브랜드 별 차종을 선보였다. 우선 세계 최초로 공개된 람보르기니의 콘셉트카 아스테리온 LPI는 10기통 엔진에 910마력을 낸다고 밑기 어려울 정도로 조용했다. 전기 모터는 약 300마력의 힘을 낸다.

포르셰는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카이엔 SE-하이브리드도 선보였다. 카이엔 SE-하이브리드는 기존 카이엔 하이브리드 모델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모델이다. 3L 6기통 수퍼차지 엔진과 전기모터가 함께 구동되며 최고 416마력의 힘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9초가 걸린다. 연료 소비량은 L당 29.4㎞로 이전 모델 대비 약 60% 가량 개선됐다. 포르셰 관계자는 “플러그드 인 하이브리드를 통해 포르셰의 스포츠함을 합리적인 유지비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폴크스바겐의 대표 중형세단인 파사트의 전기차 모델 ‘파사트 GTE’도 이날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폴크스바겐 최초 세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기존 파사트 모델에 160㎾의 전기 엔진이 함께 달려 50㎞까지는 완전 전기차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연비는 L당 50㎞로 가득 주유하면 1000㎞를 달린다. 폴크스바겐은 “파리에서 런던을 왕복하는 거리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차”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모드에서도 최고 시속 220㎞를 내며 완전 전기차 모드에서는 시속 130㎞를 낸다.

폴크스바겐 그룹의 2억대 생산 기념으로 제작된 콘셉트카 XL스포츠는 흥을 더했다. 1L에 100㎞를 가는 것으로 잘 알려진 폴크스바겐의 콘셉트카 XL을 기본으로 개발된 차량이다. 두카티의 모터사이클인 ‘수퍼레제라’ 2기통 1199cc 엔진과 147㎾의 전기모터가 함께 달렸지만 최고 속력은 시속 270㎞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은 5.7초다. 엔진 무게가 적은데다 티타늄 소재를 사용해 차량 무게를 줄였다. 7단 스피드 DSG 기어가 달렸다. 폴크스바겐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2기통 차량”이라고 설명했다.

빈터콘 회장이 XL 스포츠앞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이밖에 하반기 양산을 앞둔 가솔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골프 GTE 등도 선보였다.

◆ 귀여운 박스카 T1 등장에 관중 환호, 폴크스바겐 트럭 트리스타도 공개

이날 폴크스바겐은 연비를 강조한 친환경차 외에도 상용차 부문의 신차도 모습을 보였다. 미니버스 ‘T1’의 경우 추억을 회상할 수 있도록 과거의 광고 장면과 현재의 T1의 모습을 함께 보여줬다. 미니버스 T1은 현재 유럽 지역에서만 타입2 모델을 구입할 수 있다. 일부 관람객들은 T1이 등장하자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상용차 부문에서 첫 선을 보인 콘셉트카 ‘트리스타’는 기존 폴크스바겐의 승합차를 기본으로 제작된 픽업트럭이다. 이밖에 폴크스바겐 그룹은 7세대 골프와 SUV를 하나로 합친 골프 올트랙이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