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인맥 관리 사이트 링크드인은 지난해 11월부터 프로필 학력 페이지에 무크(MOOC) 수료 이력을 넣을 수 있도록 했다. 무크 과정을 수료한 다음 ‘프로필 추가’를 누르면 수료한 과정을 넣을 수 있다. 링크드인은 미국 최대 채용 정보 사이트로 꼽힐 만큼 취업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다.

무크 강의를 수료하고 ‘프로필 추가(Add to Profile)’를 클릭하면 링크드인 프로필에 관련 내용이 추가된다

인력 제공업체 에이퀀트(Aquent)는 HTML5 개발자 채용에 무크를 활용해 화제를 모았다. 이 회사는 HTML5 무크 강좌 수강생을 1만명 모집했고 그 중 최종 시험을 친 367명 중 200명에게 직장을 알선해줬다. 앨리슨 파머 에이퀀트 학습개발부문 부사장은 “기업들은 HTML5를 잘 쓰는 구직자를 원하지만, 그런 인재는 바로 찾기 어려웠다”면서 무크를 활용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구직자 교육에 디자이너를 위한 웹 코딩·반응형 웹 디자인·사용자 경험(UX) 등 무크 강의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3대 무크 사이트 중 하나인 유다시티(Udacity)도 기업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구글·페이스북 등 주요 IT기업이 직접 유다시티에 강의를 개설하기 시작한 것. 특히, 유다시티는 미국 통신업체 AT&T 등과 협력해 학위 취득자에게 입사 특전을 주는 ‘나노 학위(Nano Degree)’프로그램을 내놓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다시티가 지난 9월부터 내놓은 나노학위(Nanodegrees) 첫 수업인 ‘프론트 엔드 웹 개발자’ 강의 소개화면

유다시티의 나노학위는 기본 프로그래밍 기술 과목인 웹 개발·iOS 개발·데이터 분석 과목을 주당 10시간씩 들어야 수료할 수 있다. 다른 무크 수료증보다는 가격이 비싼 편이다. 6~12개월 과정에 월 200달러다. AT&T는 나노학위 수료자 100명을 인턴으로 뽑고 경우에 따라 정직원으로 전환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유다시티는 AT&T와 협력해 만든 프론트 엔드 웹 개발자 강의(Front-End Web Developer) 과정을 지난 9월 24일부터 시작했다. 빌 브레이즈 AT&T 인적 자원 수석 부사장은 “나노학위 과정으로 직원 소프트웨어 교육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일즈포스도 유다시티의 나노 학위에 관심이 많다. 아담 샐리그먼 세일즈포스닷컴 개발부분 부사장은 “나노학위가 업계에 필요한 능력을 갖춘 수백만 명을 길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 “세일즈포스도 유다시티의 모바일 앱 개발 분야 교육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유다시티는 실리콘밸리 투자자들로부터 3500만달러(약 363억원)를 투자받았다. 유다시티는 이번 투자금을 더 많은 교육 과정을 개발하는 데 쓸 예정이다. 특히 기업과의 제휴를 확대해 구직과 연계된 나노 학위 과정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세바스천 스룬 유다시티 창업자는 “유다시티가 새로운 구직 경로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임철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교수는 “그동안 무크는 고등 교육 혁신, 지식의 공유 차원에서 많이 논의돼 왔지만, 기업들이 무크에 관심을 가지면, 취업 시장과 재교육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