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부터 주식시장 가격 제한폭이 현재 ±15%에서 ±30%로 2배 확대된다. 전문가들은 증시 활성화에 일부 도움이 되고, 기업의 주가가 제 자리를 찾아가는 증시의 기능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수원 광교 테크노밸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중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 유가증권·코스닥시장의 가격 제한폭을 30%로 일시에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이르면 내년 4월부터 바뀐 제도가 시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식시장 발전방안'은 다음 달 중 발표될 계획이다.

금융위는 주식시장 상·하한가 확대를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었다. 한국거래소와 증권회사 등의 거래 시스템을 바꾸고, 안정성을 시험하는 기간을 두기 위해 시행 시기가 3개월 늦춰졌다. 대신 가격 제한폭을 단계적으로 확대하지 않고 한 번에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가격 제한폭 확대로 주식 거래 활성화 기대

상·하한가 폭이 현재보다 2배 커지면 주가 등락폭도 확대된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역동성이 커지면 더 많은 투자자들이 유입돼 증시가 살아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신 위원장도 이날 "최근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모험자본 조달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주식시장이 상승 기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가격 제한폭이 확대됐을 때 주식거래대금은 단기적, 장기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원재웅 동양증권 연구원은 "규제가 완화되면서 증시에 자율권이 더 주어졌다는 측면은 투자심리에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양진영 자본시장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에 상·하한가 제도가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며 "가격 제한폭이 있어 적정한 가격을 찾아가는 작업이 빨라지고, 제약이 없어지면 다양한 의견을 가진 투자자들이 들어와 증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은 주식시장 가격 제한폭이 없으며, 일본과 대만은 이 제도가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은 등락폭이 큰 것을 좋아해 주식시장 회전을 높이는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증권회사의 수익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등락폭 커지지만 큰 변화는 없을 듯

가격 제한폭이 2배로 커진다는 것은 하루에 주가가 전날 종가의 60% 범위 내에서 움직인다는 뜻이다. 전날 종가가 1만원인 종목은 현재는 8500~1만1500원 사이에서 가격이 변하지만, 내년 4월부터는 7000~1만3000원 사이에서 오르내리게 된다.

상한가에 사서 하한가에 파는 경우, 지금은 26% 손실을 보지만 가격 제한폭이 30%가 되면 46% 손해가 난다. 투자 손실이 지금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의 등락폭이 큰 편이지만, 가격 제한폭이 확대된다고 주가가 지금보다 급변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양 연구위원은 "등락폭이 커지겠지만, 적정 가격을 찾아가는 등락이라면 증시에 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가격 제한폭 확대가 주가조작을 방지해 투자자 손실을 오히려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금융위는 보고 있다. 지금의 상·하한가는 폭이 좁아 작전 세력이 주가를 11~12%만 올려도 상한가까지 오르는 '자석효과'가 발생하는데, 상한가가 30%로 확대되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