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산업 발전을 이끌 창의적 아이디어의 산실(産室)을 기치로 내걸었던 '조선일보 부동산개발 아이디어 콘테스트'가 지난 22일 첫 수상자를 배출했다. 일반과 전문가 부문으로 나누어 지난 7월 15일~9월 5일까지 53일 동안 진행한 이번 콘테스트에는 200여개 작품이 응모해 막판까지 수상을 놓고 치열하게 경합했다.

일반 부문에서 대상(국토교통부 장관상)을 포함해 10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혔고 전문가 부문에서는 아쉽게 대상을 배출하지 못한 가운데 최우수상 등 16개 작품이 상을 받게 됐다. 부문별 주요 수상작을 소개한다.

일반 부문 대상을 받은‘마을 만드는 공장’. 쓸모없이 버려진 경기도 광주시의 폐공장을 리모델링해 사무실과 카페, 주거 공간으로 재탄생 시킨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버려진 공장에 꿈을 심다"

일반 부문에서는 20대 대학생에서 40대 직장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응모했다. 버려진 공장을 마을로 만들거나 자투리땅을 복합주택으로 개발하는 등 틈새 개발 아이디어가 좋은 평가를 받았고 수상(受賞)으로도 이어졌다.

대상은 김민아씨가 출품한 '마을 만드는 공장'에 돌아갔다. 경기도 광주의 문 닫은 공장에 리모델링 기법을 적용해 '타운 팩토리(town factory)'라는 복합단지로 탈바꿈시킨 작품이다. 내부가 뻥 뚫린 공장을 투명유리·폴리카보네이트 등으로 공간을 나눈 뒤 주택과 카페, 사무실 등 다양한 기능을 넣은 게 눈에 띈다. 김씨는 "공장의 높은 천장과 넓은 공간은 내부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면서 "공장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 디자인하면 개발 예산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발코니에 테라스를 만들고 이곳에 녹지 공간을 만든‘마당이 있는 아파트’.
서울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에 조성한 노을공원의 경사면에 친환경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한 호스텔 개발 아이디어를 선보인 ‘턴 트래쉬 인투 트레져’. 전문가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최우수상을 받은 '3.1하우스'는 "어떻게 하면 좁은 땅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을까"라는 깊은 고민이 묻어난 작품이다. 대지면적 60㎡ 규모의 자투리땅에 평소 원하던 주거 공간과 카페, 사무실까지 3가지 기능을 모든 갖춘 주택을 고안해 낸 아이디어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상자인 정석모씨는 "1억원만 갖고 이런 집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개인 차고(車庫) 겸 창고와 작업실을 갖춘 모듈러(moduler) 주택을 일종의 세컨드 하우스(second house)로 개발해 우수상을 받은 '하비하우스'도 눈길을 끌었다.

◇아파트에 마당? 쓰레기장은 호스텔로?

전문가 부문의 경우 스케일이 큰 응모작이 여럿 출품됐다. 이 가운데 통념(通念)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작품도 다수 눈에 띄었다.

최우수상을 받은 '턴 트래쉬 인투 트레져(Turn Trash into Treasure)'는 창의성이 두드러진 작품으로 평가됐다. 외국인 여행객을 위한 중저가 호스텔(hostel)을 개발해 보자는 취지는 특별할 게 없었지만 개발 장소와 기법이 기발했다. 서울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에 조성된 노을공원의 남쪽 경사면에 친환경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한 호스텔을 고안한 것. 프랑스 파리의 유명한 도축 시장을 '라빌레트 공원'으로 개발, 유명 관광지로 변모시킨 사례를 본뜬 것이다. 수상자인 한영식씨는 "노을공원이 갖고 있던 재생(再生)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서울의 관광 랜드마크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층 노후 주택 밀집 지역을 완전히 헐고 재개발하는 대신 옥상을 공유하면서 3세대가 함께 살 수 있는 공동주택 모델을 제시한‘삶을 채우다’

서울 을지로 국립의료원 부지를 복합타운으로 개발해 장기 운영한 뒤 국가에 기부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서울디자인밸리 프로젝트'는 우수상을 받았는데 실현 가능성과 짜임새가 돋보였다. 최근 국내 디자이너 본산(本山)으로 거듭난 동대문시장의 고급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형 중저가 호텔(5000객실)과 관련 연구 시설을 만들어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인재를 키워내자는 것이다.

또 다른 우수상 수상작인 '삶을 채우다'와 '마당이 있는 아파트'는 더 나은 삶을 위한 새로운 공동주택 개발 모델로 눈길을 끌었다. '삶을 채우다'는 저층(底層) 노후 주택가의 골목길과 공동생활 공간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옥상을 공유하며 3세대가 함께 살 수 있는 새로운 주택 모델을 개발했다. 마당이 있는 아파트는 아파트 각 가구에 옛 정취를 떠올릴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주는 새로운 공간 구성을 선보였다.

이번 수상작들은 다음 달 3~4일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리는 '2014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 행사장에서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