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등 재벌 총수를 포함한 자산가 20여명이 5000만 달러(약 522억 원) 상당의 증여성 자금을 국내에 들여온 것으로 보고 정밀 검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불법 외화반입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격호 회장은 금감원 조사에서 900만달러 가량을 송금받아 논란이 됐다. 롯데 측은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서 처리된 금액이지 무단으로 외화반입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롯데 관계자는 "신격호 롯데 총괄 회장이 1970년대 일본에서 사업에 성공한 후 대규모 국내 투자를 했을 당시 일본 롯데를 통해 로베스트에이지라는 투자회사를 설립, 여수석유화학(현재 롯데케미칼 지주회사)에 투자했다"며 "이후 롯데물산이랑 여수석유화학이 합병되며 합병당시 취득했던 롯데물산 주식 일부를 매각하면서 납부해야 되는 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송금받은 자금이다"고 말했다.

이어 "송금받은 자금은 전액 양도소득세 내는데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증여성 자금은 수출입 등 정당한 거래의 대가가 아닌 이전 거래를 뜻한다. 거주자가 해외에서 2만달러 이상 금액을 들여올 때에는 반입 목적 등 영수확인서를 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이들은 반입자금이 투자수익금, 임금, 부동산매각대금 등이라고 밝혔지만 사전에 해외투자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해외에서 100만달러 이상 증여성 자금을 들여온 것으로 정밀 검사를 진행중인 국내 입금자에는 이수영 OCI 회장, 황인찬 대아그룹 회장,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자녀, 이승관 경신 사장 등이 포함됐다. 금감원은 이들을 대상으로 자금조성 경위와 신고절차 이행 등 외국환거래법규 준수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들을 대상으로 국내 반입자금의 조성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으며 비자금, 세금탈루 등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결과 위법사실이 확인되면 검찰에 고발 조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