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18일 감정가 3조3000억원대의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낙찰받은 것에 대해 주요 외신들의 평가는 냉랭했다.

로이터는 “(함께 입찰에 참가한) 삼성에 대한 경쟁의식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터무니없이 과한 금액”이라는 김성수 LS자산운용 매니저의 말을 인용하면서 “현대차그룹이 기념비적인 승리에 집착해 엄청난 금액을 낭비하면서 투자자들의 근심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은 현대차그룹이 삼성을 제치고 단일 자산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입찰에서 승리한 사실과 함께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가 하락 소식 등을 담담하게 전했다.

감정가를 세 배 이상 뛰어넘는 지출이 그룹 계열사에 대한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8.7% 급락한 19만원에 거래됐고, 현대모비스는 6.8% 떨어진 1만9000원, 기아차는 9.5% 떨어진 5만35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하이투자증권의 고태봉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입찰 금액은 현대차그룹에게도 만만치 않은 지출”이라며 “배당금이나 연구개발 비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돈이 과도하게 지출된 것에 대해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불쾌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