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9일 인천에서 제17회 아시안게임이 개막해 16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국민들의 관심은 28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하는 축구 대표팀에 쏠려 있다. 대표팀은 17일 난적 사우디아라비아를 1대0으로 물리치고 16강행을 확정 지은 상태다. 대표팀의 승률을 높여 우승으로 이끌 과학적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월드컵 우승팀은 삼각패스 많이 주고받고 특정선수 의존도 낮아"
'축구광'으로 유명한 하비에르 로페스 페냐 영국 런던대(UCL) 수학과 교수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16강 진출팀들의 경기 중 패스 패턴을 수학적으로 분석해 발표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도 16강 팀 중 하나였다. 페냐 교수는 선수 11명을 11개의 점으로 나타낸 뒤 경기 도중 이뤄진 패스를 선으로 이어 그래프로 나타냈다.
페냐 교수는 완성된 그래프를 토대로 선수들의 '평균 패스 횟수'와 '클러스터링 값', '사이 중앙성 값' 등을 계산했다. '클러스터링 값'은 선수 3명이 삼각형 구도로 패스를 주고받은 빈도를 말한다. 클러스터링 값이 높을수록 조밀하게 패스를 주고받으며 압박축구를 전개했다는 의미다. '사이 중앙성 값'은 특정 선수를 거쳐 패스가 이뤄지는 정도를 뜻한다. 이 값이 높으면 일부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해 경기를 펼친 셈이다
페냐 교수는 "당시 월드컵 때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 대표팀의 경기분석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선수들은 평균 417회의 패스를 주고받았고 클러스터 값은 30으로 다른 팀들보다 훨씬 높았다. 사이 중앙성 값은 1.9에 불과했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조직적으로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시합 전체를 장악했다는 의미다.
◆ 공기 흐름 잘 이용하고, 축구공 표면 특성 미리 파악해야
골키퍼 손이 닿지 않는 골대 구석으로 슛을 쏘기 위해서는 '공기의 과학'을 잘 이해해야 한다. 선수들은 바깥에서 안쪽으로 휘어지거나 갑자기 뚝 떨어지도록 축구공을 차 골키퍼와 수비수를 농락한다. 여기에는 '마그누스 효과(Magnus Effect)'가 숨어 있다.
마그누스 효과는 물체가 회전 상태에서 유체 속을 움직일 때 압력이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휘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가령 오른발잡이 공격수가 축구공의 우측면을 감아 차면 공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면서 날아간다. 이때 우측면은 공기와 부딪혀 압력이 높아지고 좌측면은 공기가 움직이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압력이 낮아진다. 결국 공은 압력이 높은 오른쪽에서 압력이 낮은 왼쪽으로 휜다.
축구공을 감싸는 패널 형태에 따라 공을 차는 세기를 달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올해 6월 열린 브라질 월드컵 당시 공인구였던 브라주카는 총 6개의 패널이 감싸고 있다. 이는 역대 월드컵 공인구 중 가장 적은 숫자다. 그 이전 대회 공인구였던 자불라니의 패널은 8개다.
홍성찬 일본 쓰쿠바대 스포츠과학연구소 박사가 킥 로봇을 이용해 25m 지점까지 공을 차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패널 수가 적은 브라주카는 날아가는 동안 공기저항을 거의 일정하게 받았고, 떨어진 지점도 일정했다. 반면 남아공 월드컵 때 사용된 자불라니는 브라주카보다 좌우로 2배 이상 심하게 흔들리면서 날아갔다.
홍 박사는 "패널에 뚫린 미세한 홈의 숫자나 패널을 잇는 이음매 길이 등의 영향으로 축구공마다 날아가는 스타일이 다를 수 있다"며 "아시안게임 공인구 특성도 사전에 파악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