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그룹 계열사 SKC(011790)가 10여년 만에 인력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다. 깊은 불황에 빠진 화학업계에도 구조조정의 쓰나미가 몰아닥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7일 화학업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SKC는 현재 10% 규모의 임직원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 SKC의 전체 임직원은 1700여명 수준. SKC는 지난 2000년대 중반 비수익 사업부서를 과감히 없애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실로 10년 만에 다시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이다.

화학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리급 이하를 10%, 그 이상 직급도 비슷한 규모로 감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조정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SKC 임직원은 현재 대리 이하가 1300명, 과장 이상과 임원을 합쳐 400명 정도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본사에 250명이 근무 중이고 경기도 수원과 충청북도 진천, 울산에 각각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SKC는 PET(폴리에스테르) 필름과 PO(프로필렌옥사이드) 유도체 등 필름·화학부문 사업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2조6414억원, 영업이익은 1240억원을 기록했다. 모기업인 SK㈜가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와 원화 강세, 에틸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 중국과 중동산 저가제품의 점유율 확대로 장기 불황에 빠진 상태다. 앞서 GS칼텍스와 S-Oil(010950)(에쓰오일) 등 정유사들이 먼저 인력감축과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석유 시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화학업계까지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화학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직격탄을 맞은 석유업계와 달리, 화학업체들은 중국 경기에 더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동안 상대적으로 이익 감소가 크진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화학업체도 그만큼 살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SKC는 “구조조정의 시기나 규모를 논의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현재로선 20여명의 희망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