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이 타는 포르셰 차량에서 사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아이돌 가수 빅뱅의 승리가 몰던 포르셰 911이 앞차와 부딪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과거 영화배우 제임스 딘도 포르셰를 몰다 사고가 나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왜 유독 포르셰를 타다 사고가 자주 발생할까요. 최근에는 대형 사고에도 운전자는 크게 다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포르셰는 큰 광고 효과도 보고 있습니다.

포르셰 911 카레라 모습

◆ 유명인 포르셰 사고 왜 자꾸 이어지나

지난 12일 새벽 3시30분경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반포대교 인근 강변북로에서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의 승리가 몰던 포르셰 911 차량이 앞서가던 차량과 추돌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포르셰는 전복됐고 앞차도 가드레일에 부딪히며 부서졌습니다. 대형 사고였지만 운전자인 승리는 크게 다치지 않았습니다.

유명인사의 포르셰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국내에서는 올해 7월 한화이글스의 김태균 선수의 포르셰 911 차량이 신호 위반 차량과 부딪혀 반파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작년 3월에는 배우 장근석이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포르셰 911을 몰다 버스와 부딪히는 사고를 냈습니다.

해외에서는 유명인사의 포르셰 사고가 더 잦은 편입니다. 영화 ‘이유 없는 반항’ ‘에덴의 동쪽’으로 유명세를 탔던 배우 제임스 딘은 1955년 포르셰 550 스파이더를 몰다 추돌 사고로 24세의 나이에 사망했습니다. 영화배우 린제이 로한은 2012년 911 카레라를 몰다가, 또 가수 크리스브라운은 지난해 11월 베벌리 힐스에서 911을 몰다 각각 추돌 사고를 냈습니다. 영화 ‘분노의 질주’로 잘 알려진 영화배우 폴 워커는 지난해 11월 LA 북부 산타 클라리타 인근에서 본인 소유 카레라 GT 모델에 동승했다 추돌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아이돌 빅뱅의 승리 사고 현장 모습

포르셰는 어떤 스포츠카보다도 다양한 안전장치들을 갖춰져 있는 것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유명인의 포르셰 사고는 왜 자꾸 이어지는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과속으로 추정됩니다. 1963년 처음 출시된 포르셰의 대표 스포츠카 911은 최고 시속이 300㎞에 이릅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불과 4.5초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고성능 차량이라 운전 중 자기도 모르게 과속하게 되고, 이로 인해 큰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엔진이 차체 뒤에 있는 포르셰 911의 독특한 구조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엔진이 뒤에 있는 911 차량은 무게 중심이 뒤에 실립니다. 고속으로 코너를 돌 경우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앞바퀴를 축으로 뒷바퀴가 회전하는 오버스티어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전문 드라이버들은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즉시 핸들을 조작하지만 일반 운전자들은 그렇게 하지 못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제임스 딘이 포르셰 차량에 탑승한 사진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제동력은 앞바퀴가 뒷바퀴보다 크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엔진이 뒤에 있는 차량에서 오버스티어링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다”며 “하지만 제임스 딘이 사망했던 시절과 달리 최근에는 각종 전자제어 장비 등이 발달해 보다 안전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르셰는 50여년간 디자인과 기술 측면에서 많이 개선됐지만, 과거부터 생산된 모델들에는 이런 문제들이 자주 생긴다”며 “차량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 사고가 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분석했습니다.

◆ ‘유명인의 차’ 이미지·광고 효과에 웃음 짓는 포르셰

연이은 유명인의 사고로 포르셰는 예상하지 않은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2일 낮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는 포르셰, 911과 같은 단어가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사고가 난 포르셰에 탔던 유명인사들이 크게 다치지 않은 점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빅뱅의 승리는 차량이 뒤집히는 사고가 났지만 출혈이 있어 검사를 받았다는 것 외엔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화 이글스의 김태균 선수 역시 7월 23일 포르셰 사고 당시 차량이 반파되는 큰 사고를 겪었음에도 사고 이후 3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타율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배우 장근석 역시 작년 3월 사고 직후 해외로 출국해 스케줄을 소화했습니다.

이런 효과 때문인지, 대당 1억원을 훌쩍 넘는 포르셰의 판매량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포르셰는 올해 상반기 1219대가 팔렸습니다. 작년보다 21.3% 늘어난 것이죠. 해외에서도 포르셰의 판매량은 크게 늘었습니다. 16일 포르셰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포르셰의 세계 판매량은 총 12만대로 전년대비 12% 증가했습니다. 아시아의 경우 올해 8월까지 1만5000대가 팔려 전년대비 30% 늘었습니다.

김민기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나쁜 소식이든 좋은 소식이든 반복해서 언론 등에 노출되는 것이 좋다”며 “특히 유명인 사고의 경우 포르셰가 스타들이 타는 비싼 고급차라는 점이 계속 부각돼 기업에는 마이너스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