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세탁기 '크리스탈 블루'

삼성전자(005930)가 해외 매장에서 자사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시킨 LG전자(066570)사장을 국내 검찰에 수사해달라고 의뢰했다. 삼성전자가 지목한 인물은 LG전자의 가전사업을 이끄는 조성진 HA사업본부장(사장)으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4일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4’ 기간에 유럽 최대 양판점 자툰의 베를린 유로파센터와 슈티글리츠 매장에서 자사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시킨 경쟁사 사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LG전자 임직원들은 이달 3일(현지시각) 베를린 유로파센터 매장 등에서 삼성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를 파손시키다 적발돼 세탁기 4대에 대해 변상조치를 했다. 그런데 이후 슈티글리츠 매장의 삼성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 역시 3대가 같은 형태로 파손돼 삼성전자 측은 독일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LG전자 측은 당초 자사 임직원들이 품질테스트 차원에서 경쟁사 세탁기를 만져본 것이고, 이를 오해해 매장 직원이 경찰에 신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삼성전자는 “슈티글리츠 매장과 삼성전자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동양인 남성 여러 명이 제품을 살펴보다가 그중 한명이 세탁기를 파손시키는 장면을 확인했다”며 “삼성전자 제품을 파손시키다가 적발된 직원이 소속 회사의 사장”이라고 했다. LG전자 조성진 사장이 세탁기 파손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국가적 위신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 해당 국가에서 사안을 확대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해당 업체(LG전자)는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를 파손시켜 소비자들에게 하자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제품이미지를 실추시킨데다 거짓해명으로 삼성전자 임직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측은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국내 사법기관의 판단을 구하게 됐고, 올바른 경쟁질서 확립 차원에서 진실 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유수 가전·IT업체와 전력을 다해 경쟁하는 시점에 국내업체의 최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수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