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입찰에 참여하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참여로 한전 부지 입찰은 국내 양대 대기업인 삼성과 현대차그룹 간의 2파전이 확실시된다.

그동안 현대차 그룹은 인수 의향을 공개적으로 밝혔으나 삼성그룹은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두 대기업 간의 입찰 경쟁이 심화될 경우 입찰 가격은 한전 부지(7만9342㎡) 감정가격(3조3346억원)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12일 "삼성이 한전 부지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며 "삼성은 내주 초 참여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한전 부지 입찰을 공식 결정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은 최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한전 부지 개발계획과 입찰 전략 등을 본격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 측은 삼성전자와 삼성SDI·삼성전기 등 전자(電子) 계열사를 중심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전 부지의 최소 입찰 금액이 3조원대임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자금 여력이 풍부한 삼성전자 외에 참여할 수 있는 계열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은 한전 부지에 삼성그룹 서울 서초사옥을 능가하는 빌딩을 세우고 전자 계열사들을 주로 입주시킬 방침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전자 관련 계열사들만 입주해도 새 빌딩은 거의 다 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