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2014년 말 105~110엔까지 상승할 것이다."

작년 일본 노무라증권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나왔던 결과가 현실이 됐다. 잠시 주춤했던 엔화 약세 흐름이 최근 다시 나타나자 일본의 주요 수출업체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반대로 국내 수출주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5월 말부터 상승하고 있다. 9월 4일 기준으로 10% 이상 올랐다. 전기·전자, 자동차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종목의 주가가 상승 흐름을 이끌고 있다. 스즈키자동차는 5월 20일부터 9월 4일까지 20%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도시바는 15.7%, 도요타는 11.1%, 닌텐도는 6.2% 상승했다.

일본 수출주 상승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엔화 약세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3일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105.08엔까지 올랐다.(엔화 약세) 엔화 환율이 105엔을 넘은 것은 작년 1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엔화 가치는 떨어지고, 원화 가치는 오르자 100엔당 원화 환율은 10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작년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4년 만에 100엔을 넘은 뒤 계속 오르다가 올 들어서는 100~103엔 사이에서 움직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작년부터 추진해온 경기 부양책(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7월 말부터는 엔화 약세 흐름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7월 말 이후 최근까지 엔화 환율은 3.8% 상승했다. 개선되는 듯 했던 일본 경제지표가 부진하자 추가 경기 부양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4월에 일본 정부가 소비세를 인상한 여파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보다 6.8%(연율 기준·분기 성장률을 연간 수치로 환산한 것)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 약세는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이 덕분에 일본 기업들이 수출 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경쟁 업체인 한국 기업들은 실적이 안좋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수출주 주가가 오르는 동안 국내 수출주는 부진했다. 5월 20일부터 9월 4일까지 삼성전자(005930)는 16.6% 하락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012330)는 각각 3.7%, 4.6%씩 내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서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이 올해 105엔까지 오른 뒤 내년에는 110엔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홍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본 정부가 추가로 경기 부양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당분간 엔화 약세 흐름이 계속되면서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내년 110엔까지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