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개 자동차 회사의 8월 판매량이 모두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여름휴가와 부분 파업의 영향이 있었다지만, 지난해에도 같은 상황이 펼쳐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 회사들이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력 모델을 제외한 다른 모델의 실적이 부진했다고 보고 있다.

◆ 국내 5개사, 판매량 모두 전년보다 줄어

지난달 국내 자동차 5개사의 차량 판매량은 총 63만8372대로 지난해보다 7.3% 감소했다. 국내 판매량은 10만5983대로 3.9% 줄었고, 해외 판매량은 53만2389대로 8% 감소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8월 판매 실적.

업체별로는 한국GM과 쌍용차가 가장 부진했다. 한국GM의 경우 지난 8월과 비교해 국내 판매량이 11% 감소했고, 해외 판매량은 35.7% 줄었다. 총 판매량은 30.4%가 줄어든 4만3018대를 기록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여름휴가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가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쌍용차의 경우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똑같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해외 판매량이 30.2% 감소했다. 이 탓에 전체 판매량 역시 20.2% 감소한 9659대를 기록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판매량 1만대를 넘지 못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칠레 환경세 도입 여파 등 주력 시장에서 물량이 감소하면서 수출 실적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국내 판매량이 전년보다 1% 늘어난 4만8143대, 해외 판매량이 6.9% 줄어든 30만9555대를 기록해 전체 판매량이 5.9% 감소한 35만7698대로 집계됐다.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 5만대를 밑돌았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8월 판매량 증감율(전년 8월 대비)

기아차는 국내 판매가 7.7% 감소한 3만6003대를 기록했고, 해외 판매량은 2% 줄어든 18만1435대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 감소한 21만7438대였다.

르노삼성은 국내시장에서 판매량이 6.9% 감소했고, 해외시장에서는 1.8% 늘었다. 전체 판매량은 2.3% 감소한 1만559대를 기록했다.

각 회사는 여름휴가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와 파업 여파가 판매량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에도 여름휴가와 파업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판매량이 줄어든 이유는 신차나 부분변경 모델 등을 제외한 차량의 판매가 많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 주력 모델만 '체면 유지'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시장에서 신차와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등을 제외한 나머지 차량의 판매가 부진했던 이유로 '차량의 노후화'를 꼽는다. 디자인과 동력 성능 등이 오랜 기간 바뀌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이 식상함을 느꼈고, 이것이 차량 구매 욕구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기아차 올 뉴 카니발.

기아차가 대표적이다. 준중형 세단 'K7'이 지난해 8월보다 7대가 더 많이 팔린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차량의 판매량이 국내시장에서 감소했다. 특히 준중형 세단 'K5'는 판매량이 43% 줄었고, K9은 25% 감소했다. 모닝과 레이, 스포티지R, 쏘렌토 R 역시 판매량이 6~19% 감소했다. 그나마 최근 선보인 '올 뉴 카니발'이 4841대가 팔려 체면을 유지했다. 기아차에 따르면 올 뉴 카니발은 현재 9000여명의 소비자가 출고를 기다리고 있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SUV 차량과 말리부·알페온·아베오 등을 제외하면 모두 판매량이 감소했다. 특히 경차 '스파크'가 16.4% 줄어든 4558대가 판매되는데 그쳤고, 준중형 세단 '크루즈'도 20.6% 감소한 1477대가 판매됐다. 회사 관계자는 "스파크와 크루즈의 경우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을 때가 다가오기 때문에 판매량이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UV 차량이 그나마 선전했다. 연식변경 모델이 나온 트랙스가 45% 늘어난 789대, 올란도가 11.3% 늘어난 1718대, 캡티바가 9.7% 늘어난 791대를 기록했다. 알페온이 37.1% 늘어난 340대가 판매됐고, 말리부는 25.6% 늘어난 1149대가 팔렸다.

쌍용차 코란도 스포츠.

쌍용차는 '코란도 스포츠'가 46.1% 늘어난 2478대가 팔린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차량이 모두 부진했다. 특히 '뉴코란도C'가 19.9% 감소한 1441대, '렉스턴W'가 27.8% 줄어든 425대가 판매됐다. '코란도 투리스모' 역시 27.3% 감소한 607대가 팔리는데 그쳤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늘어난 모델은 '아반떼'와 '그랜저', '제네시스', '싼타페', '베라크루즈' 등에 불과하고, 나머지 모델들은 모두 판매량이 감소했다. 아반떼와 그랜저, 싼타페의 경우도 판매량이 1.3~5.1% 늘어나는데 그쳤다.

현대차의 경우 4월 출시된 LF쏘나타의 신차 효과가 반감된 것이 악영향을 줬다. LF쏘나타는 8월 국내시장에서 1.1% 감소한 7307대가 팔리는데 그쳤다. 지난 4월 출시된 이후 판매량(전년 동기 대비 기준)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력 모델인 제네시스의 경우 판매량이 164.8% 늘어난 2116대, 지난 5월 2015년형 모델이 출시된 베라크루즈가 22.6% 늘어난 494대가 판매돼 선전했다.

현대차 제네시스.

르노삼성은 SUV 'QM5'를 제외하면 모든 차량의 판매가 부진했다. 특히 SM3가 20.4% 감소한 1598대가 팔렸고, SM5는 판매량이 5.7%, SM7이 2.1%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