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에 그 어떤 외국 디저트 브랜드보다 매출을 많이 올리고 있는 국내 브랜드가 있다. 바로 군산 대표 명물 이성당이다. 대표 메뉴인 단팥빵이 1300원이지만, 잠실점 이성당 월 매출은 5억원을 웃돈다. 1인당 구매수량도 단팥빵 10개, 야채빵 10개로 제한한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이성당 매장의 모습

이성당 군산 본점에서는 단팥빵이 월평균 48만개, 하루 1만4000개 팔린다. 잠실점에서는 하루 단팥빵과 야채빵이 각각 6000개, 4000개 판매된다. 월평균으로는 각각 18만개, 1만개 팔린다. 김훈 롯데백화점 MD(상품기획자)는 “단팥빵과 야채빵은 매일 완판된다”고 소개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4월 본점에 이성당 팝업매장(임시매장)을 처음 열었다. 행사 1주일간 매출은 2억5000만원 이상이었다. 고객들이 빵을 사기 위해 3시간 이상 기다렸으며 하루 평균 1만개 이상 단팥빵이 팔렸다. 팝업매장을 열기 위해서 롯데백화점 담당자는 군산을 20번 이상 오가며 김현주 이성당 사장을 설득했다.

정식 매장은 지난 5월 잠실점에 270㎡ 크기로 열었다. 전북 군산에 본점을 둔 이성당이 분점을 내기는 처음이다. 현지 맛을 재현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무게 1톤가량 되는 오븐을 공수해왔다. 100억원 이상 자금을 투자해 군산에 공장도 건립했다.

이성당 대표 제품은 팥 앙금이 듬뿍 들어간 단팥빵과 야채 사라다가 가득 들어 있는 야채빵이다. 두빵 모두 얇은 피가 특징이다. 일반 단팥빵보다 팥 앙금이 3배가량 많다.

한 고객은 “쌀빵이라 피가 바삭하면서도 얇다”며 “속이 꽉 차 기본에 충실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고객은 “피가 담백하고 부드럽다”며 “들어가 있는 속 양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개점 이후 이성당 매장에는 줄곧 손님들이 줄을 섰다. 최근에는 단팥빵·야채빵이 나오는 시간을 하루 4회 오전 10시반, 오후 1시, 3시, 6시로 지정했다. 빵 나오는 시간에는 늘 30~40명씩 줄을 선다.

이성당은 100여년 역사를 자랑한다. 1920년 일본인이 운영하던 화과자점 ‘이즈모야’를 이석우씨가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해방 이후에는 ‘이성당’이라는 상호로 바꿨다. 이후 이석우씨 이종사촌인 조천형씨가 물려받고 그의 아내 오남례씨에 이어 현재 며느리 김현주씨가 이성당을 운영하고 있다. 3대째 이어온 군산 대표 명물이다.

1980년대에는 이성당의 전통과 기술을 활용해 ‘대두식품’이라는 앙금 제조 업체를 설립했다. 2006년에는 쌀로 유명한 일본 니가타현의 제과점 ‘겐이치’에서 쌀방 제조 기술을 전수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