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석촌지하차도 인근 동공(洞空) 발생과 도로함몰 원인이 삼성물산에서 시공중인 지하철 9호선 공사 때문인 것으로 최종 결론 내렸다. 동공 발생의 다른 원인으로 제기됐던 제2롯데월드 공사와 광역 상·하수도관 관리 문제 등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서울시는 석촌지하차도에서 발견된 7개 도로함몰과 동공에 대한 원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서울시 민간 조사위원회가 조사한 결과 동공 발생 원인은 지하철 9호선 919공구에서 실드(Shield) 공법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공구는 지질이 약한 곳이다.

석촌지하차도 인근에 발생한 공동 모습

서울시는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현장조치 매뉴얼을 작성해 지하차도 충적층 구간을 관리했지만 실제 공사 중 조치가 미흡해 동공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충적층은 하천 활동으로 자갈, 모래, 진흙이 쌓여 이뤄진 완전히 굳지 않은 퇴적층이다. 해당 구간은 지하차도 때문에 다른 구간보다 상부 지층 두깨가 약 8m 낮아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은 실드 공법 실행시 나타나는 발생 토사량 관리 역시 다른 구간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반보강을 하지 않은 것도 동공 발생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일반적으로 지하차도에 많은 구멍을 뚫어야 할 경우 수직으로 구멍을 뚫은 뒤 채움재(지반 보강재)를 주입한다. 해당 구간은 이런 채움재 수직 주입이 어려워 수평방향으로 충분히 지반 보강을 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미흡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동공발생 위치가 충적층 내 장시간 실드 기계가 멈춘 위치 인근에서 대규모 동공이 다수 발생했고, 시공 완료된 터널 바로 위를 따라 연속 동공이 발생했다”며 “지하철 공사가 시행되지 않은 하선구간에선 동공이 발견되지 않았고 공사가 시행된 구간에서만 대규모 공동이 다수 발견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