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국내 최대 유통그룹 롯데의 경쟁상대는 어디일까.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은 25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 ‘2014 롯데마케팅 포럼’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앞으로 우리(롯데)의 진짜 경쟁 상대는 아마존, 구글 등으로 본다”며 “이에 대비하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70여개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백화점·마트·면세점·제과·음료·주류·호텔·테마파크 등 유통 기업을 중심으로 석유화학·건설·복합단지 사업 등을 거느리고 있다. 신 회장이 아마존과 구글을 미래 경쟁상대로 본 데는 옴니채널의 중요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옴니채널이란 모바일·인터넷·오프라인 매장 등 여러 유통 채널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새 유통 업태를 일컫는다. 최근 온·오프라인 채널을 넘나들며 쇼핑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옴니채널에 관심이 많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옴니채널에 대한 투자 금액과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겠지만 앞으로 가야할 방향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유통 대기업은 지금까지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에 치중해왔다. 오프라인 유통업이 정부 규제, 소비 침체로 한계를 나타내고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고 있다. 유통 업체들은 앞다퉈 온라인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 한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중순 주요 계열사에서 인원을 차출해 ‘E2프로젝트’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그룹내 롯데닷컴, 롯데아이몰, 엘롯데, 롯데마트몰, 롯데하이마트몰 시너지 방안을 고민했다. 오프라인 강자인 롯데가 온라인 사업에 대해 고민하고 온·오프라인 연계 방안도 논의했다. 그룹사별로도 옴니채널 강화를 위해 별도 팀도 구성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8월 옴니채널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롯데그룹은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옴니채널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올 4월 롯데닷컴은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백화점 매장에서 물건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픽(Smart Pick)’ 서비스를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올 4월부터 고객 위치에 따라 쇼핑정보를 알려주는 ‘위치기반 정보제공 서비스’를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고객이 백화점 및 아웃렛에 들어서면 위치에 따라 주변 매장 상품정보, 사은행사, 할인쿠폰 등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주는 방식이다. 롯데백화점은 이 서비스로 800억원 이상의 매출 증가 효과를 본 것으로 내다봤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소비자 접점이 다양한 우리 그룹 특성상 경영환경 급변에 따른 개별적인 시장접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옴니채널을 활용해 혁신적인 가치창출 및 새 성장기회를 모색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롯데가 아직 오픈마켓 등 온라인 채널 기업 인수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온라인 기업 인수에 대해서는 “그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교통·안전 문제로 개장이 지연된 제2롯데월드에 대해서는 “제2롯데월드는 롯데가 4조원 가까이 투자한 사업으로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2롯데월드 개장이 추석 전쯤 이뤄질 것으로 보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되면 좋겠다”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으니깐 빨리 개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는 2016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한다. 123층(555m)짜리 한국 최고층 빌딩인 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로 불리는 9~11층짜리 별개 건물인 3개 동(棟)으로 구성됐다. 롯데월드몰은 명품관인 에비뉴엘동, 아쿠아리움, 복합상영관 등이 있는 엔터테인먼트동, 쇼핑몰동 등으로 구성됐다. 완공된 롯데월드몰 3개 동은 6월 초 공사를 마치고 개장 승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싱크홀 발생, 석촌호수 수량 감소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