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싱크홀

서울 도심내 지반이 침하되는 ‘싱크홀’이 매일 같이 발생하고 있다. 갑작스런 ‘싱크홀’에 주행중이던 차량바퀴가 빠지는 등 싱크홀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22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교대역 인근 차도에서 가로 1.5m, 세로 3m, 깊이 1.8m 짜리 싱크홀이 생겨 승합차 한 대의 앞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그러나 교대역 인근은 상시 정체 구간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동 차량이 많은 곳이라 자칫 큰 사고로 번질 수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싱크홀 깊이(1.8m)가 일반 성인 여성 평균키를 훌쩍 넘어, 인명 피해로도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성태 남부도로사업소 도로보수과장은 “차량을 통제하고 장비를 동원해 굴착작업에 들어간 상태”라며 “최근에 아스팔트 공사 당시 한번 패인 적이 있어 다시 메운 곳인데 (싱크홀이) 더 크게 발생했다”고 말했다.

싱크홀은 보통 땅 속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빗물이나 지하수에 녹으면서 지반이 침하하거나, 노후 배수관이 파손돼 도로 밑 흙에 쓸려 가면서 생긴다. 그러나 최근 송파구 석촌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지하철9호선 공사를 위해 굴착하는 과정에서 시공이 부실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자칫 인재(人災)를 부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싱크홀 공포는 송파구, 서초구 외 수도권 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날 오전 6시에는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팽성대교 인근에 가로 1.5m, 깊이 1.5m짜리 싱크홀이 발생했다. 평택시 관계자는 “낡은 하수도관 접합부에 생긴 틈으로 흙이 쓸려 내려가면서 지반이 침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인천 영종도 공사현장에는 깊이가 무려 6m나 되는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강서구 일대에서는 지난 6월 16일부터 하루 간격으로 싱크홀 3개가 생기기도 했다. 지난 19일에는 충북 단양군에서도 직경 3~4m, 깊이 10∼15m의 싱크홀이 생겼다.

서울 송파구에서 발생한 싱크홀과 동공 현황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지난달 24일 경기 의정부의 한 아파트 보도가 2m 깊이로 내려앉으면서 1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지난 2012년에는 인천에서 깊이 20m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고를 당했다.

싱크홀이 전국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조사 및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개별 싱크홀에 대한 조사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싱크홀이 발생하는 지역마다 지질이 다르고 시설물이 노후화된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송원경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싱크홀의 발생 원인은 지형마다 다양하다”며 “땅의 상태를 나타내는 지질와 지반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싱크홀에 연관된 기관들 간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통합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