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게임회사가 미국계 자본으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성사될 경우 소속 임직원들은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피해가 예상된다. 인수를 시도하는 주체측은 M&A를 반대하는 대표이사(창업자)의 해임까지 시도하고 있다. 현재 개발중인 게임의 해외 서비스를 앞둔 중요한 시기에 해당 기업은 난처한 상황에 몰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JP GSOG 등은 한국 비디오·온라인게임 개발회사인 블루사이드의 지분 60% 이상을 약 9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블루사이드는 김세정 현 대표이사 등이 2003년에 창업한 회사로 '블루사이드 엔진'이라는 자체 엔진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비디오게임기 '엑스박스'용 타이틀 등을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온라인게임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블루사이드는 올 6월 외부투자를 유치했을 당시 약 7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JP GSOG 등은 처음에는 블루사이드의 지분 일부를 확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입장을 바꿔 아예 회사를 사들이는 것을 목표로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JP GSOG는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아시아 지역 투자를 위해 운용중인 자본이다.
JP GSOG는 지난달 블루사이드 인수를 위한 이사회 소집을 시도했지만, 이사회 의장인 김세정 대표가 반대해 무산됐다. 블루사이드의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가 결정할 경우 제3자 배정 방식의 투자유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이사회가 열리고 찬성표가 과반을 넘기면 하루아침에 회사가 미국계 자본에 넘어갈 수 있다. JP GSOG 등은 이사회 소집을 반대하는 김세정 대표의 해임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블루사이드 사내이사 4인은 김세정 대표를 포함한 회사의 경영진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외이사 3인은 블루사이드에 지분투자를 한 창업투자회사 출신들이 맡고 있다. 블루사이드의 주주인 케이넷파트너스, 아주, SBI 등의 창투사 지분은 35% 수준이며, 회사의 매각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김세정 대표의 지분은 약 24%다.
김세정 블루사이드 대표는 "현재 개발중인 게임이 올 10월 태국에 상용서비스를 앞두고 있고, 중국에서도 연말에 테스트를 위해 현지 유력회사인 창유와 계약을 맺은 상태"라며 "회사 임직원이나 개인 주주들은 매각에 반대하며, 인수 주체의 투자목적도 불확실해 리스크(위험) 요인이 많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벤처육성을 위해 나서야 하는 창투사가 외국계 자본과 결탁해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사모펀드의 경우 기업을 사들인 다음, 기업가치가 오르면 되파는 형태로 투자수익을 올리는데 이렇게 되면 공들여 만든 게임을 고스란히 외국에 고스란히 넘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창투사들이 눈 앞의 이익을 위해 한국의 게임기업을 외국에 팔아치우는데 동조하고 있다"며 "한국 벤처 생태계가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입력 2014.08.22. 15:44 | 업데이트 2021.04.09. 21:17
오늘의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