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체들이 최근 일부 모델을 파격 할인하는 행사를 잇따라 열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연말이 되기 전 재고 모델을 서둘러 판매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이 같은 할인이 득보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트로엥 DS4 할인 조건.

프랑스 자동차 업체 시트로엥은 이달 16일 뒷좌석과 트렁크가 합쳐진 해치백 차량인 ‘DS4’를 한 홈쇼핑을 통해 파격적인 할인 가격에 판매했다. 시트로엥 측은 1.6모델의 경우 740만원을 현금 지원하고, 60개월 무이자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조건을 내세웠다. 또 첫 6개월 할부료(253만6400원)를 지원하고 블랙박스까지 증정했다.

DS4 2.0 디젤 차종 역시 900만원을 할인해주고 60개월 무이자에 차량을 구매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1.6모델처럼 첫 6개월 할부료(302만4000원)를 지원하고, 선물로 블랙박스를 제공했다.

DS4 1.6과 2.0의 소비자가가 각각 3730만원과 4320만원인 점을 고려해보면 현금 할인 가격만 차량가의 19.8%와 20.8%에 해당한다. 할부금 지원 혜택까지 더하면 사실상 1000만원이 넘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토로엥은 지난해 11월에도 소형 해치백인 ‘DS3’와 컨버터블 차량인 ‘DS3카브리오’를 시중가보다 400만원 싸게 할인하는 행사를 홈쇼핑에서 진행했다.

시트로엥은 올해 들어 국내 시장에서 227대의 차량을 팔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2% 줄어든 수치다. 수입차 판매량이 같은 기간 25.6%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크게 부진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트로엥의 이번 파격 할인이 재고 모델을 소진하기 위한 고육지책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캐딜락 할인 판매 행사.

캐딜락도 이달 들어 1000만~1300만원의 주유비를 지원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소형 스포츠 세단인 ‘ATS’ 럭셔리 모델을 사면 프리미엄은 1000만원의 주유비를 지원한다. 중형세단인 ‘CTS 3.0’ 퍼포먼스를 구매할 경우 1300만원의 주유비를 주며 왜건 모델은 900만원, 쿠페 모델은 1200만원을 지원한다.

ATS의 가격은 모델에 따라 원래는 4750만~5550만원 선이다. 이를 감안하면 차량 가격의 최대 25%가량을 할인하는 셈이다. ATS의 경우 신차 출시가 예정됐고 CTS 3.0는 올 6월 신형 모델이 나온 상황이라 서둘러 재고를 소진해야 하는 실정이다.

캐딜락 역시 한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초부터 7월까지 161대의 차량을 팔아 전년보다 판매량이 21.5% 감소했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 회사들이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파격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할인폭이 지나치게 크면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고, 이미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살 수 있어 새차 판매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