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인 2009년과 비교해 수도권에서 집을 사는 데 필요한 비용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전용면적 85㎡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평균적으로 집값 3400만원, 대출 이자 2000만원, 취득세 600만원을 각각 절감할 수 있다. 수도권 집값이 지난 5년간 꾸준히 하락한 데다 정부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과 금리 인하 영향으로 대출 이자와 부동산 취득세 부담도 줄었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집값이 바닥권에 근접해 있고 금리도 더 이상 낮아지기는 쉽지 않다"며 "주택 구입 여건만 놓고 보면 실수요자 입장에서 지금이 집을 사기에 상당히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서울 중대형 아파트값 평균 1억6000만원 하락

2009년과 현재 주택 구입에 필요한 비용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먼저 집값을 보면 수도권은 지난 5년간 주택 가격이 꾸준히 하락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말 기준으로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 가격은 3억6009만원. 5년 전인 2009년(3억9469만원)보다 9% 정도 떨어졌다. 차액이 3460만원으로 그만큼 주택 구입비용이 줄어든 셈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아파트값이 많이 떨어졌다.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은 현재 평균 4억1509만원으로 5년 전보다 3454만원 낮아졌다. 전용면적 85㎡ 초과 대형은 하락 폭이 더 크다. 2009년엔 평균 10억2000만원을 넘었지만 현재 8억6000만원대로 1억6000만원 이상 하락했다.

경기도의 경우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는 5년 전이나 지금이나 평균 2억4000만원대로 비슷했다. 다만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는 5년 새 평균 8214만원 떨어져 주택 구입 부담이 크게 줄었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 완화로 최근 주택 거래가 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 금리 인하와 취득세 영구 인하, 집값 하락 등으로 주택 구입 비용이 줄면서 2009년 이후 5년 만에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에 호기(好機)가 찾아왔다.

◇대출 금리 인하로 이자 비용 감소

5년 전과 비교하면 집을 사기 위해 은행 돈을 빌릴 경우 이자 부담도 많이 감소했다. 정부는 최근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주택담보인정비율) 규제를 풀어 대출 한도를 늘려줬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대로 낮아지면서 주택 구입 자금 조달이 한층 수월해진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58%. 2009년보다 1.96%포인트 낮아졌다. 아파트 중도금 집단 대출 금리도 5년 전에 비해 1.4%포인트 내린 3.61% 수준이다.

그렇다면 이자 부담은 실제 얼마나 줄었을까. 2009년과 현재 수도권 평균 매매가의 아파트를 대상으로 집값의 40%를 대출받을 경우 고정금리·비거치식 10년 원리금 균등 분할 상환 방식을 적용하면 총 이자 비용은 5년 새 2000만원쯤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대출 금리 인하뿐만 아니라 정부가 지원하는 장기 저리의 주택 구입 자금도 확대돼 이를 활용하면 금융 비용은 더욱 줄어든다"고 말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의 경우 국민주택기금에서 연 2.6~3.4%의 저리로 주택 자금을 빌릴 수 있다.

◇취득세 영구 인하로 세 부담도 줄어

집을 살 때 내는 취득세 부담도 크게 감소했다. 정부는 올 초 취득세율을 영구 인하했다. 취득 가격 기준으로 6억원 이하 주택 1%, 6억~9억원 2%, 9억원 초과 3%를 각각 적용한다.

2009년에는 집을 사면 취득세와 등록세를 따로 내야 했다. 취득세와 등록세는 각각 실거래가의 2%였다. 다만 당시에도 주택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취득세와 등록세를 각각 50% 깎아줬다.

5년 전에 수도권 평균 매매 가격 수준인 3억9469만원에 아파트를 매입했다면 취득세와 등록세를 합해 1065만원 정도를 내야 했다. 하지만 현재 수도권 평균 매매 가격 수준인 3억6009만원의 아파트를 사면 세금이 468만원 정도다. 취득세 부담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집값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집값이 바닥을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하락을 기다리기보다 자금력 등을 감안해 선별적으로 주택 매수에 나서는 것을 고려해 볼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