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전 임원이 두 은행의 조기 통합 추진을 결의한 데 이어 외환은행 지점장과 본점 부서장 전원이 통합 지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17일 외환은행에 따르면 외환은행 본점 부서장 전원은 지난 5일 은행 내 인트라넷에 ‘조기통합 논의에 대한 외환은행 부점장 협의회 입장’이란 글을 올려 두 은행의 조기통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은행 간 경쟁이 심화되고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최선의 대안은 조기통합이며 노동조합도 건설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경영진과 대화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는 경인영업본부 소속 지점장을 시작으로 전 영업본부 지점장이 은행 인트라넷을 통해 조기통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12일에는 외환카드로 전직을 신청한 338명의 직원들이 금융위원회에 “외환은행의 신용카드업 영위를 허가해 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전달하고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의 연내 통합을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임원, 지점장급이 아닌 일반 직원들이 조속한 카드 통합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카드 분사 및 은행 통합에 강력하게 반대해온 외환노조의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임원진도 조기통합을 위한 직원 설득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김 행장은 취임 이후 6월말까지 전 직원들을 만났고, 지난달 21일부터는 2주 동안 본점 부서장 및 지역본부별 지점장 670명과 호프집에서 만나 통합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달 4일부터는 636명의 책임자급 이하 일반 직원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은행 경영진은 아직 노조와 공식 협상을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김 행장이 노조에 협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11차례나 발송했고 지난 5일에는 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협상 의지를 표명했지만 노조가 협상에 임하지 않고 있다”면서 “외환은행 본점 부서장과 지점장들도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유지를 위해 노조가 빠른 시일 안에 협상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