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만들어져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고 있다.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국내 주식시장이 장기간 박스권(지수가 일정 범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에 갇히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최근 국내 증시가 살아나고 펀드가 수익률을 회복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 주식 투자 역외펀드 돈 몰려

13일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역외펀드 규모는 지난 2011년 7월 말 36억4400만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국내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최근 1년 사이 다시 돈이 들어오고 있다. 작년 7월 말 12억6700만달러였던 한국 주식 투자 역외펀드 규모는 올해 7월 말 16억5000만달러로 1년 동안 3억8300만달러가 늘었다.

역외펀드는 해외에서 펀드를 설립해 해외법에 따라 운용되는 펀드다.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역외펀드는 현재 14개가 해외 시장에 설정돼 있다. 외국 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가 11개이며 국내 운용사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들은 유럽 펀드 관련 공통 규범인 유싯(UCITS)의 적용을 받으며 유럽과 중동, 아시아에서 현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유롭게 판매되고 있다.

성과 좋은 펀드 10% 넘는 수익률

국내 증시가 최근 상승 흐름을 타면서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역외펀드의 수익률도 양호한 편이다. 올 들어 14개 펀드 중 11개 펀드가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고 성과가 좋은 펀드는 10%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펀드별로 보면 운용 규모로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미국 자산운용사인 인베스코의 '인베스코 한국주식(Invesco Korean Equity A Inc)'이 올 들어 16.8%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펀드는 한국계인 사이먼 정 펀드매니저가 운용하고 있다. 이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밸류 코리아 밸류(KIM Inv-KIVAM Korea Value X USD)'와 '한국투자 코리아 네비게이터(KIM Inv- KIM Korea Navigator X USD)'가 각각 13.3%, 11.7%로 뒤를 잇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두 펀드는 작년 11월 설정됐으며 설정 9개월 만에 규모가 1억7000만달러를 넘어섰다. '한국투자 코리아 밸류'는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이 운용하고, '한국투자 코리아 네비게이터'는 국내 주식형 펀드인 '한국투자 네비게이터'와 같은 전략을 구사한다.

이 밖에 '알리안츠 한국주식(아일랜드)(Allianz Korea Equity A)'(5.0%), '알리안츠 한국주식(룩셈부르크)(Allianz Korea A USD)'(4.9%), '피델리티 한국주식(Fidelity Korea A-USD)'(4.8%) 등도 선전하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5% 올랐다. 2008년 해외 시장에 진출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미래에셋 한국주식(Mirae Asset Korea Equity I �)'은 올 들어 수익률이 0.3%로 부진하지만 최근 1년 수익률은 10.0%를 기록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 역외펀드 선호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역외펀드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직접 국내에 출시된 펀드에 투자하는 것보다 간편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 출시된 펀드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자로 등록을 해야 하고 달러화나 유로화가 아닌 원화로 투자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역외펀드는 이러한 조건 없이 한국 주식을 좋게 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해외에 출시된 역외펀드를 통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임재엽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마케팅팀 팀장은 "최근 한국 증시의 매력이 높아지면서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는 해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수익률도 나쁘지 않아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역외펀드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