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택배 차량을 늘리는 내용을 담은 물류·서비스 육성방안을 12일 발표했다. 택배 업계는 차량 증차를 환영하지만 당장 물동량 처리에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운임 현실화를 비롯해 택배 기사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무턱대고 택배 서비스를 증차에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 난처한 입장이다.

◆ 택배차 1만2000대 증차…택배업계 "실제 증차는 아니지만 일단 환영"

국토교통부는 12일 열린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물류서비스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택배차 1만2000대를 올해 안에 늘리겠다"며 "차량 공급부족분을 해소하고 국민 요구수준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택배산업은 인터넷 쇼핑몰, TV홈쇼핑 등의 활성화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택배 차량 증차는 쉽지 않았다. 화물차의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택배 차량 등록을 2004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꿨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택배 업계에서는 택배업을 할 수 있는 영업용 번호판(노란색 번호판)이 아닌 개인용 번호판(흰색 번호판)을 단 트럭으로 택배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중앙에서 보낸 물동량을 지역 영업소가 처리해야 하는데 택배 차량은 한정돼 있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불법임에도 개인용 트럭을 이용해 배송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서울시 등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자가용 택배차량 신고 포상제' 소위 '카파라치' 제도를 실시하겠다고 밝혀 택배 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적발될 경우 운전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과 6개월 이내의 운행정지 처분을 받기 때문이다.

택배업계는 이로 인해 정부의 택배차 증차 방안을 환영하는 모습이다.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단속이 시작되기 전 증차가 가능해져 물동량 처리 등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한숨 돌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증차가 실제로 택배 차량 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닌 만큼 물동량 처리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기존에 영업 중이던 개인 택배 차량의 번호판이 영업용 택배차량으로 흰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뀌는 방식이다.
업계는 여전히 차량이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추석에도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한 택배 업체들의 사정은 별로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택배업계 "서비스 평가보다 요금 현실화·택배기사 처우 개선이 더 시급"

정부는 이날 올해 시행 예정인 16개 택배업체에 대한 서비스 평가 결과를 택배 증차와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서비스가 우수한 업체는 증차를 더 해주는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택배 업계는 서비스 개선을 위한 취지에는 큰 틀에서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하지만 서비스 평가보다는 택배요금 현실화, 택배 기사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평가를 강화할 경우 결국 처우 개선이 필요한 택배 기사들의 상황만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과당 경쟁으로 인해 서비스는 시장 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개선된 상황"이라며 "수년째 고정된 택배요금을 현실화하고 택배 기사들의 처우가 개선돼야 서비스가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사도 걸러가며 밤 늦게까지 배송을 해야하는 택배 기사들의 서비스가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택배업체 관계자는 "서비스 평가만 한다고 서비스는 개선되지 않는다"며 "택배 업체들의 자유로운 증차, 운임 현실화, 화주기업이 단가 후려치기 문제 등 구조적인 부분이 개선돼야 서비스 품질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