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2분기(4~6월) 중국 휴대폰 제조사 '샤오미(小米)'에 끝내 추월 당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내어준 것이다. 중국 시장에 이어 세계 시장에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공세에 나선 중국 휴대폰 기업들의 추격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일 미국의 시장조사회사 캐널리스(Canalys)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해 2분기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14%를 기록했다. 1분기까지 1위를 달리던 삼성전자는 샤오미에 자리를 내주며 레노버, 유롱과 함께 점유율 12%을 기록했다.
샤오미는 1년 만에 중국 시장 1위였던 삼성전자를 제쳤다. 지난해 5%에 불과하던 점유율은 올해 1분기 10.7%로 올라갔다. 삼성전자는 1분기만 해도 18.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왕 징웬 캐널리스 연구원은 "샤오미가 프리미엄 휴대폰 가격을 공격적으로 인하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며 "전략 기종인 미(Mi) 시리즈와 중저가 레드미(Redmi) 시리즈 모두 최상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샤오미가 지난해 9월 내놓은 스마트폰 'Mi3'는 퀄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00'이 들어간다. 통신사마다 부품이 다를 수는 있지만, 이 부품은 LG전자의 G2나 삼성전자의 갤럭시S4 LTE-A(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 모델 등 최신형 스마트폰에 들어간다. 카메라도 G2·갤럭시S4와 같은 1300만화소다. 배터리 용량은 갤럭시S4보다 크다.
샤오미 제품은 현재 중국에서 평균 100달러(약 10만원)에 팔리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은 500달러(약 50만원) 이상에 팔린다. 삼성전자가 샤오미와 가격 격차를 좁히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샤오미가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펼 수 있는 건 유통구조 덕분이다. 오프라인 마케팅을 하지 않고 온라인 상거래에서만 제품을 출시한 점이 비용을 줄이는데 한몫했다. 여기에 자체 사용자환경(UI)인 'MIUI'를 도입해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삼성전자는 "경쟁사에 대한 논평을 하지 않는다. 샤오미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말을 아끼고는 있지만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국내 다른 휴대폰 회사들도 표정 관리를 하고 있지만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의 맹추격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LG전자(066570)는 지난달 24일 연 컨퍼런스콜에서 샤오미를 지목하면서 "제품력으로 봤을 때 1대1로 대응할만한 회사는 아니라고 본다"며 "중국 내수 시장에서는 강한 면모를 보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이 되기에는 큰 아킬레스건인 로열티 문제, 공급망관리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 시장이 중국처럼 가격 경쟁 구도로 흘러갈 경우에는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위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기술이 일반화, 평준화된 지 오래다"며 "앞으로는 누가 더 싼 값에 공급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