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하락함에 따라 소비자물가가 하락하는 정도가 전보다 작아졌다고 분석했다. 환율 하락에 따라 수입물가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수입물가 하락이 소비자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향도 거의 없어졌다고 밝혔다.

한은은 31일 발표한 '인플레이션 보고서' 참고자료에서 이같은 결과를 내놨다.

우선 환율은 가격경로에서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고, 수요경로에서 총 수요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다. 한은은 2000년대 초중반에는 환율이 1% 변동할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5%포인트 움직였으나 2011년 이후에는 0.03%포인트 변동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또 환율 하락기의 전가율이 0.02%포인트로 환율 상승기의 전가율(0.034%포인트)보다 낮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 미만으로 낮았을 때 환율 전가율이 0.027%포인트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 이상이었을 때 환율 전가율(0.031%포인트)을 밑돌았다. 즉 최근처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고, 환율이 하락 추세일 때는 환율이 떨어지더라도 물가가 전보다 덜 하락한다는 의미다.

한은은 이와 함께 수입물가 하락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파급 영향은 상관관계가 거의 없어졌다고 밝혔다. 2000년 이후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간 상관계수는 0.66로 매우 높았던 반면 최근 수입물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에는 상관관계가 0으로 추정되면서 유의성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반면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간 상관계수는 2000년 이후 0.86에서 2012년 7월이후 0.65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은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소비자물가지수에는 서비스가 절반이 넘는 55%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생산자물가에는 서비스 비중이 29%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 요금은 생산원가에서 하방경직성이 있는 임금, 임차료 등의 비중이 제조업에 비해 높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