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간 전투가 격화되고 있는 리비아가 여권사용제한국(여행금지국)으로 현지에 진출에 있는 국내 건설사들이 8월부터 대부분 인력을 철수한다. 이에 따라 리비아에서 시공 중인 102억 달러(약 10조원) 규모의 건설 공사에도 차질이 있을 전망이다.

31일 외교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20여개로 우리 국민 550여명이 현지에서 근무 중이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두산중공업 등 건설회사 직원은 460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여행금지구역 지정에 따라 공동 비상대책본부를 운영하면서 철수 방법과 시기를 논의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경우 현장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은 174명으로 전면 철수를 할지 최소한의 인력을 남겨둘지 정부·발주처 등과 협의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트리폴리 지사와 굽바 주택건설 현장에 있는 900명 중 한국인 직원은 60명으로, 이들은 육로를 이용해 이집트로 탈출할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현장에 배치된 한국인 107명을 비롯한 907명의 철수를 결정하고 현장 유지를 위한 필수 인력 잔류여부를 검토하고 세부 철수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 밖에 두산중공업 50여명, 이수건설 2명 등도 근무하고 있는데 이들은 현대건설 등과 함께 선박, 항공, 육로를 이용해 탈출할 예정이다.

건설사들이 필수 인력을 남기고 철수를 하더라도 공사 차질은 불가피하다. 국내 건설사들은 3년 전 리비아 내전으로 전면 철수했다가 올해 초부터 공사를 재개했다. 리비아에서 진행 중인 주요 공사로는 현대건설이 2007년 6억5000만달러에 수주했던 알칼리즈 화력발전소 공사,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 중인 4억3000만달러 규모의 굽바시 2000가구 주택과 기반시설 공사, 자위야 3000가구 주택단지 프로젝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