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3년 간의 박스권을 뚫고 2080선까지 올랐다. 외국인과 더불어 연기금이 주식을 순매수한 영향이 컸는데, 주로 증권·은행·카드 등 금융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0.64포인트(1.00%) 상승한 2082.6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1년 8월 2일(2121.27) 이후 약 3년만에 최고치다. 외국인이 12일 연속 2조500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연기금도 6일 연속 국내 주식 26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힘을 보탰다.
최근 한 달로 기간을 늘려보면 기관 투자가 중에서 보험과 연기금만 주식을 순매수했다. 보험은 3256억원, 연기금은 1498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운용사(투신), 국가지자체, 은행, 기타법인 등 다른 기관들은 주식을 순매도했다.
연기금은 보험에 비해 증권, 은행, 보험 등 금융주를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달 간 순매수 상위종목 중 12개가 금융주였는데 2106억원 규모였다. 같은 기간 보험은 연기금보다 적은 규모인 1336억원 정도의 금융주를 순매수했다.
기업은행 주식을 502억원 순매수해 금액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우리투자증권(402억원), 대우증권(319억원), 삼성증권(183억원), 현대증권(118억원), 교보증권(33억원) 등 증권주를 많이 샀다. 우리금융지주(258억원)과 BS금융지주(144억원) 등 금융지주사와 LIG손해보험(60억원), 삼성카드(53억원), 제주은행(19억원), 한화생명(15억원) 등도 순매수했다.
연기금이 집중 순매수한 증권주는 2기 경제팀 출범 이후 급등한 종목 중 하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쏟아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또 정책공조를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 수익률이 올라 증권사 실적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거래소(KRX) 증권지수는 작년 한 해동안 20% 넘게 떨어졌지만 최근 한 달 간 17.4% 올랐다. 지난 한 해 업황 부진으로 실적 악화에 시달렸던 증권주는 올해 대부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현대증권, HMC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 주가는 지난 한 달 간 30% 이상 올랐고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증권사도 10% 이상 상승했다.
다만 연기금은 일부 금융주에 대해서는 순매도에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가 대표적이다. 최근 한 달 간 연기금은 신한지주는 148억원, 하나금융지주는 120억원을 순매도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2기 경제팀이 출범한 이후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돌파하며 금융주가 대표적인 수혜 종목으로 꼽히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업종 내에서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