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선을 중심으로 박스권에 갇혀있던 코스피지수가 3년만에 2060선을 돌파했다. 최근 정부가 대규모 자금을 풀고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해 얼어붙은 경기를 살리겠다고 발표한 이후 외국인과 기관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지수가 사흘째 상승했다.

정부의 내수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큰 폭으로 오른 건설주나 증권주 등과 달리 한 동안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자동차 관련주와 전기·전자, 은행 업종 등이 이날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지수의 상승 흐름을 이끌었다.

◆ 외국인·기관 동시 매수에 2060선 재등정…거래량도 연간 최대치

2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16포인트(0.64%) 오른 2061.97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206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1년 8월 3일 2066.26을 기록한 이후 약 3년만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4일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금융 규제를 풀고 41조원의 자금을 풀어 경기를 살리겠다는 내용을 담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 이후 사흘 연속으로 상승했다. 정부의 부양책을 통해 건설과 금융업종 등을 중심으로 자금 흐름이 늘어나고, 경기 활성화의 온기가 점차 업종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한국은행도 최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경기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편이라며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투자심리가 최근 더욱 개선됐다.

외국인이 12일 연속으로 매수에 나선 가운데 기관도 25일부터 매수세로 전환했다. 이날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3299억원을, 선물시장에서 6505억원을 사들이며 총 9804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25일부터 지금까지 총 3498억원을 순매수했다.

거래량도 올들어 가장 많았다. 이날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약 7조9000억원을 기록해 약 8조5000억원이 거래된 지난해 9월 12일 이후 약 10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 소외됐던 자동차株, 모처럼 활기…금융, 전기전자 등도 강세

이날 증시에서는 그 동안 건설주나 증권주 등의 상승세에 미치지 못했던 업종들이 강세를 보였다. 정책 기대감에 한 달여간 큰 폭으로 올랐던 종목들에 대해 추격 매수를 하기 보다는, 소외됐던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가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자동차 관련주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자동차를 포함한 운수·장비 업종지수는 전날보다 3.35% 상승해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가 전날보다 4.63%(1만500원) 오른 23만7500원을 기록했고, 기아자동차는 5.95%(3400원) 상승한 6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모비스(012330)도 5.16% 상승했다.

은행과 보험 등도 강세였다. 롯데손해보험(000400)이 4.8% 올랐고, 신한지주(055550)KB금융(105560)도 각각 4.09%, 2.59% 상승했다. 기업은행(024110)은 3.11% 올랐다. 삼성전자(005930)가 2% 넘게 오르는 등 전기·전자 업종에 속한 종목들도 모처럼 강세를 보였다.

반면 건설주와 증권주는 상승장 속에서 조정을 받는 종목들이 많았다. 대우건설(047040)이 2.35% 하락한 가운데 현대산업개발과 대림산업, GS건설(006360)등 다른 대형 건설주들도 약세로 마감했다. 현대증권이 2.39%, 우리투자증권이 2.25% 내리는 등 일부 증권주들도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