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중 현대미포조선의 매도 물량이 급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직원들이 보유한 현대미포조선 주식에 대한 보호예수가 다음달 중 만료될 예정인데, 보유 주식 수가 약 17만주에 달해 직원들이 한꺼번에 주식을 매도할 경우 물량이 갑자기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증권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25일 현대삼호중공업에 따르면, 회사 직원들이 보유한 현대미포조선의 주식 17만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다음달 중 풀릴 예정이다. 보호예수가 풀리는 정확한 날짜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기 곤란하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2010년 8월 현대삼호중공업은 전직원에게 성과급 명목으로 현대미포조선 주식을 나눠줬다. 당시 현대미포조선의 주식을 받은 현대삼호중공업의 직원 수는 총 4200여명이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의 지분 45.21%를 보유한 최대주주인데, 현대삼호중공업이 비상장사인 관계로 직원들에게 자사주 대신 현대미포조선의 우리사주를 나눠준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아직 보호예수가 풀리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직원들 몫으로 할당된 주식은 현대삼호중공업 명의로 남아있다. 보호예수가 풀리면 주식이 직원들 계좌로 이전되며, 이들은 보유 지분을 자유롭게 매도할 수 있게 된다.

최근 들어 현대삼호중공업의 현대미포조선 지분율이 조금씩 감소하고 있는 것은 퇴사자들 계좌로 주식이 미리 이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올 들어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한 현대미포조선 주식은 총 780주가 감소했다. 한번에 30~90주씩 소량 감소하고 있는데, 퇴사자들이 2010년 할당받은 자기 몫의 주식을 미리 받아서 나갈 때마다 이처럼 현대삼호중공업측 지분율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다음달 중 17만주 전량이 현대삼호중공업 직원들 계좌로 이전된다면 매도 물량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매도 물량 증가에 대한 우려로 주주들이 지분을 팔면 현대미포조선 주가는 단기적으로 하락할 확률이 높다. 현대삼호중공업 직원들 때문에 현대미포조선 주주들이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보호예수 해제를 앞두고 매도 물량 증가 우려에 주가가 단기 하락하는 사례는 과거에도 빈번히 발생했다. 범양건영(002410)은 보통주 27만3820주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이 만료된다는 소식에 지난 21~23일 3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인터파크INT 역시 기관투자가 물량의 보호예수가 해제된 뒤 하루만에 주가가 8.6% 가까이 떨어졌으며 대한해운(005880)도 작년11월 보호예수 물량이 풀린 뒤 3일 내내 하한가를 쳤다.

다만 현대삼호중공업 직원들이 보유한 현대미포조선 주식 수가 그리 많지 않고, 현대미포조선의 현재 주가가 4년 전에 비해 많이 떨어진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 하락을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미포조선의 주가는 2010년 8월(평균 주가 16만3432원)에 비해 16.8% 하락한 13만6000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