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에서 수입차 판매량이 매달 역대 최고치(전년 동월 대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차량 가격이 수억원에 이르는 최고급차 브랜드의 판매량도 크게 늘고 있다. 최고급차 업체들은 잇따라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며 국내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시장이 최고급차 브랜드들의 격전지가 되고 있는 양상이다.

마세라티 기블리 디젤(왼쪽)과 콰트로포르테 디젤.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각 회사에 따르면 이탈리아 고급차 마세라티는 올해 상반기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705% 늘어난 28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마세라티는 하반기에 상반기 판매량보다 약 40% 늘어난 400대 이상의 차량을 파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만약 마세라티가 목표 판매량을 달성한다면 올해 한국시장은 마세라티가 진출한 전세계 70개 국가 중에서 상위 10위 안에 드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계 영국 최고급차 벤틀리는 올해 상반기 164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60대)보다 판매량이 173.3% 늘어난 수치다. 벤틀리가 2006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거둔 역대 최고 반기 실적이다. 벤틀리의 세단 모델인 신형 '플라잉스퍼'가 98대 판매되며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

벤틀리의 신형 플라잉 스퍼.

독일 포르셰와 롤스로이스도 판매가 늘어났다. 포르셰는 올해 상반기 1219대의 차량을 팔았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3% 늘어난 수치다. 롤스로이스의 경우 가장 저렴한 모델이 3억9000만원에 이르는데, 올 상반기 16대의 차량을 판매해 전년 상반기보다 18.8% 판매량이 늘었다. 이탈리아 스포츠카 페라리 역시 전년 상반기보다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 국내시장에서 수입차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26.5% 늘어난 9만4263대가 팔렸다. 독일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폴크스바겐, 아우디가 주로 수입차 돌풍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최고급차의 판매량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자동차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각 업체들도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마세라티의 경우 7월과 11월 중 부산과 분당에 서비스센터를 열 계획이다. 최근 디젤 열풍에 따라 스포츠세단 ‘기블리’와 ‘콰트로포르테’ 디젤 모델도 본격적으로 판매한다. 포르셰는 최근 ‘파나메라’ 디젤 모델과 소형 SUV ‘마칸’을 출시했고, ‘뉴 911 타르가4.4S’를 선보였다. 벤틀리는 가을쯤에 신형 플라잉스퍼 V8과 ‘GT V8 S’ 등의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포르셰의 911 타르가4.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13~14%대까지 올라오며 수입차가 대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더 다양한 브랜드와 차량을 찾게 될 것”이라며 “특히 운전자라면 누구나 최고급차를 운전하는 것을 꿈꾸기 때문에 최고급차 업체들이 국내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와 차량을 선보인다면 향후 판매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