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국내 공장에서 차량 10대를 만들 때 중국 베이징(北京) 공장에서는 16대를 만든다. 베이징 공장에서 차량 1대를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은 평균 17.8시간으로 한국(28.4시간)보다 10시간 이상 짧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6300위안(약 103만원)으로 국내 공장 근로자의 15%에 불과하다. 현대차가 한국에는 더 이상 공장을 짓지 못하는 진짜 이유다.
기업들은 "한국의 높은 임금과 낮은 노동생산성, 경직된 노사(勞使) 관계가 국내 투자를 막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올해 OECD 34개 국가의 가처분 구매력 임금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4만782달러로 스위스(5만3296달러), 노르웨이(4만2166달러)에 이어 3위다. 가처분 구매력 임금이란 물가와 세금 등을 고려해 물건을 실제 구매할 수 있는 임금 수준이다. 반면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28.9달러)은 OECD 28위였다.
고용 유연성도 최하위 수준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148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노동시장 효율성 순위는 78위, 노사협력은 132위였다. 경직된 노동 관련 규제와 강성(强性) 노조 때문에 고용 유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유턴(U-turn)을 유도하고 있지만 이런 요인으로 실제로 국내 유턴을 고려 중인 기업은 1.5%에 불과하다.
한국의 투쟁적인 노조도 큰 걸림돌이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SJM은 2년 전 노조 측이 "해외 공장을 신설할 경우 회사는 노조에 서면 통보하고 먼저 합의하라"고 요구했다. 사측은 이에 맞서 "이런 식으로 나오면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모든 물량을 중국 공장으로 넘기겠다"고 했다.
김동욱 경총 본부장은 "독일·영국 같은 선진국들은 고용법규 완화 등을 통해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고 있지만, 국내 정치권은 고용 보호를 강화하는 데 집착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 기업뿐 아니라 한국에 진출하려는 외국 기업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