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전자상가 밀집지역인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 화창베이(華强北) 전자상가의 한 통신사 부스. 화웨이 스마트폰이 삼성전자 제품과 나란히 팔리고 있다.

화웨이는 초창기 성장과정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수입 통신장비 도매업으로 출발했다는 사실 정도만 확인된다. 전문가들은 화웨이가 중국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시점이 1994년 장쩌민(江澤民) 당시 총서기의 시찰 이후라고 분석한다. 이때부터 화웨이는 중국 고위관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국가 차원의 지원도 있었다. 주요 국책 은행들은 화웨이에 연구개발(R&D) 자금 밑천을 지원해줬다.

그러나 이제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조직적인 지원이 없어도 글로벌 시장을 활개하는 강자가 됐다. 지난해에는 스웨덴의 에릭슨(Ericsson)을 제치고 글로벌 통신 장비 1위에 올랐다. 특허 건수가 3만건을 넘어서고, 1년에 연구개발에 쏟아붓는 자금이 6조원 가까이 된다.

신세계 공략이 통신장비 세계 1위 비결…한국에선 LG유플러스 뚫어 '파란'

화웨이의 주력사업은 통신장비다. 화웨이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화웨이의 ICT 솔루션과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통신장비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아프리카와 중동(MEA·Middle East and Africa) 등지에서 저렴한 가격과 중국에 대한 높은 인지도를 무기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네트워크 통신장비 부문에서 이전 리더였던 에릭슨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작년 재무제표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매출액 2390억위안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8.5% 늘었다. 같은 기간 에릭슨은 전년과 비슷한 2190억위안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단순 통신장비 외에도 서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과 관련된 제품 라인업도 강화하는 추세다.

리싼치(李三琦)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4월 "앞으로 롱텀에볼루션(LTE) 이후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과 더불어 올아이피(All-IP)로 연결된 사물인터넷, 클라우딩 컴퓨팅 분야에 집중할 생각"이라며 "현재 16개 국가에 있는 R&D 센터에서 매년 매출의 12% 이상을 기술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지난 2002년부터 국내에서도 사업을 시작했다. 화웨이코리아에 따르면 국내에선 주로 통신사들에 광(光)전송장비와 IP 라우터를 공급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LG유플러스가 전국망으로 구축하는 2.6GHz 광대역 LTE 기지국 장비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보안 문제로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스마트폰 글로벌 3위 자리 굳히기…올해 판매량 2배 늘어날 듯

화웨이는 최근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분야에선 삼성, 애플에 이어 글로벌 시장 3위 입지를 굳히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 부문은 리처드 유 컨수머 비즈니스 그룹 회장이 담당한다. 그는 지난해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처럼 마케팅과 브랜드 관리에 엄청난 돈을 쓰면 소비자들은 품질에 상관없이 구매할 수밖에 없다', '안드로이드는 엔지니어에겐 좋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쓰기에는 다소 복잡하다'고 경쟁사 제품들을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화웨이는 총 488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4.9%를 기록했다. 2012년 판매량 2910만대, 점유율 4%와 비교해서 67%나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다. 작년 4분기만 놓고 보면 판매량은 1640만대, 시장 점유율은 5.8%까지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기준 3위를 차지했다.

시장 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화웨이의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작년보다 두 배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IDC는 올해 화웨이가 스마트폰을 8000만대~1억대 정도 판매할 것으로 예상했다.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매출이 10~12% 성장할 것"이라며 "회사의 성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구 개발에 집중 투자…등록 특허 3만건 넘어

화웨이는 제품 경쟁력이 품질에서 온다고 본다. 낮은 가격은 기본이다. 화웨이의 원칙 중 하나는 연간 매출액 중 10% 이상을 R&D에 투자하는 것이다. 연간 R&D 투자액은 2003년 3억8900만 달러(약 4165억원)에서 2013년 54억6000만 달러(약 5조8465억원)로 14배나 늘었다.

지난 2012년 기준 R&D 투자액을 보면 삼성전자가 11조8924억원, 화웨이가 5조4689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매출대비 R&D 비중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5.9%를 쓴 데 비해, 화웨이는 13.7%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R&D 인력 비중도 삼성전자는 26%이지만, 화웨이는 47%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현재 미국·독일·러시아·인도 등 17개국에 18개의 R&D 센터를 운영 중이다. 지금은 영국 브리스톨에도 새 R&D 센터를 세우고 있다. 브리스톨 R&D센터는 올해 중 문을 열 예정이다.

지난해 12월까지 화웨이가 출원한 특허는 중국 특허 4만1948건, 해외 특허 1만4494건이다. 이 중 3만여건은 특허 등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