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결함으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의 법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제조사에 대한 처벌과 제재 수위를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무법인 바른은 17일 서울 강남구 바른빌딩에서 '제너럴모터스(GM) 리콜과 도요타 급발진 관련 한국 소비자의 법적권리'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와 법무법인 바른의 김기홍·하종선 변호사, 최병록 한국소비자안전학회장(서원대 교수)가 참석해 도요타 급발진 소송과 GM의 리콜 사태와 관련해 국내 소비자들이 법적 권리를 어떻게 행사하고 보장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했다.
최병록 교수는 "제조물책임법 판례를 살펴보면 대부분 소비자들이 패소한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제품의 결함 여부와 결함이 사고로 이어지는 인과 관계를 입증해야 하는데, 복잡한 공정으로 만들어진 제품의 결함을 밝히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법무부가 공동으로 '제조물책임법개정위원회'를 구성해 개정 시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법이 개정되면 소비자가 제품 결함, 결함과 손해와의 인과관계를 밝혀야 할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는 필요할 때 법원에 정보 공개를 요청해, 전문가들에게 분석을 요구할 수도 있다"며 "판사들도 전향적으로 판결을 내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종선 변호사는 올해 2월부터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GM의 리콜 사태를 언급하며 미국에 비해 한국의 처벌과 제제가 지나치게 약하다고 지적했다. 하 변호사는 "이달 16일 미국에서는 민주당 소속인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이 회사 관련 임직원이 안전관리를 은폐하면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법을 발의했다"며 "한국에서도 처벌 조항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자동차급발진연구회 조사 결과 소프트웨어와 브레이크의 힘을 증폭시키는 진공배력장치, 기판 납땜 문제 등으로 인해 급발진 사태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현실적으로 소비자들이 이를 입증하기 쉽지 않다"며 "자동차 회사들이 나서 소프트웨어를 강화하고, 가속페달의 조작 정도를 보여주는 장치를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