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게 여름은 어느 때보다 신경이 쓰이는 계절이다. 무더위로 직원들의 근무의욕이 떨어지면 생산성도 덩달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올해는 무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탓에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특히 1000도가 넘는 열기와 싸워야 하는 철강·조선·중공업 사업장은 더 곤혹스럽다. 탈수와 열사병 등 직원들 몸에 이상 신호가 올 수 있기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몸에 좋다는 특별 보양식은 물론 아이스크림, 팥빙수 등 각종 간식까지 준비한다. 대형 냉풍기와 제빙기를 설치해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장소도 마련한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사업장 내 설치된 제빙기에서 얼음을 푸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20일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 혹서기로 정하고 중식시간을 30분 연장하기로 했다. 이 기간 직원들의 기력 보강을 위해 해물 갈비탕과 허브 삼겹살볶음, 삼계탕, 쇠고기 보양탕 등 각종 보양식을 준비했다.

작업장에는 무더위를 날려줄 특수 장비가 설치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6일부터 에어컨 3000대와 제빙기 200대, 천장에서 시원한 바람을 쏘는 스폿쿨러 800대의 가동에 들어갔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올해도 집중 휴가제도를 시행한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8월 초 직원들이 휴가를 몰아 쓰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2009년 노사 합의로 도입됐다. 올해는 다음 달 2일부터 17일까지를 집중 휴가 기간으로 정했다. 이달 12일부터는 경주 하서리에 휴양소를 설치해 직원들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캠핑용 텐트와 주방시설, 샤워장, 주차장 시설이 완비돼 있어 인기가 높다. 지난해 2만8000여명의 현대중공업 직원·가족들이 하서리 휴양소를 찾았다.

현대중공업은 임직원들에게 경주 하서리 휴양소를 무료로 개방한다.

삼성중공업은 여름 동안 매일 사업장 온도를 측정한다. 온도가 28.5도를 넘으면 점심시간을 30분 연장하고, 32.5도를 넘으면 한 시간 늘린다. 전복 닭다리백숙, 장어구이, 영양밥 등 특식을 주 3회(월·수·금요일) 직원들에게 제공한다. 화·목요일에는 사업장 30여곳에 미숫가루와 매실·아이스티 등 각종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배치했다.

거제조선소에는 직원들이 염분과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식당 퇴식구에 식염 포도당과 얼린 생수를 갖다 놨다. 생산현장에는 제빙기 140대와 정수기 440대를 설치해 언제든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용접복을 입고 일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작업장 안에 대형 냉풍기를 설치했다. 용접 작업 특성상 에어컨과 선풍기를 마음 놓고 틀 수 없기 때문이다. 근로자들에겐 용접복 안에 입는 에어쿨링 자켓을 지급했다. 에어쿨링 자켓은 자켓에 공기를 공급하면 옷 속에 시원한 공기층이 형성돼 몸의 체온을 낮춰 준다.

순가 온도가 1000도 이상인 용접 열기와 두꺼운 전용 용접복을 입고 일하는 탓에 근로자들은 땀을 많이 흘린다. 탈수를 막기 위해 수시로 염분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직원들의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알약으로 된 소금과 비타민을 제공한다. 또한 작업장 냉장고에 식용 얼음이 떨어지지 않도록 수시로 확인한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에너지부 직원들이 전력 사용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여름철 전력난을 대비해 절전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기가 끊겨 공장이 멈추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포스코는 한전으로부터 받는 전력량을 줄이기로 했다. 대신 광양제철소 내 액화천연가스(LNG) 자가발전량을 늘리기로 했다. 공장 수리일정을 조절하고 전기 사용이 많은 일부 조업장은 가동을 중단하는 등 수전량을 평소보다 39만 킬로와트(㎾) 정도 줄일 계획이다. 포스코를 포함한 전 계열사에 LED 전등 사용을 권장하고 건물 외벽에 단연 필름을 붙여 전기사용량을 줄일 방침이다.

동국제강은 에너지 소비량을 실시간 점검해 전력난에 대비할 방침이다. 전력사용량이 최고 수준에 이르렀을 때 생산계획과 조업 주기를 조정한다. 매년 한 차례 실시하는 공장 대보수 일정은 이달 말에서 8월 초로 잡았다. 이 기간에는 직원들의 여름휴가 사용을 독려해 사업장 내 전기사용량을 최대한 낮출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