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역정을 겪었던 은행 계열 두 생명보험사가 흔들리고 있다. 우리아비바생명과 KDB생명이 그 곳들이다. 이들은 주된 가지를 이루는 회사들이 나란히 87 ~ 88년 생겼고 IMF 외환 위기 이후 큰 변화를 겪은 뒤 사실상의 은행 계열로 변화된 공통점이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등 대주주 중심으로 추진되던 KDB생명 매각작업은 전날 잠정 중단됐다. NH농협금융지주로 인수된 우리아비바생명은 최근 전 직원의 30%에 해당하는 직원들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우리아비바생명은 내년에 NH농협생명과 합병(또는 통합)이 예정돼 있고 5번째 사명변경 등을 거쳐 사실상 사라질 운명에 처해있다. 1987년 부산 상공인 중심으로 부산생명으로 설립된 회사는 그뒤 LG그룹 계열, LIG그룹 계열로 바뀌었다 2008년 현재와 같은 형태의 우리금융과 아비바그룹의 합작사가 됐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의 계열사 매각으로 또다시 주인이 NH금융지주로 넘어갔고 이 과정에서 일부 시각이긴 하지만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회사가 아닌 받고 사야 한다(순자산가치 마이너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받았었다.
회사가 팔린 뒤로 진행된 통합 정지 작업도 쉽지 않았다.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한 대형보험사 3곳보다 뒤처지는 조건 때문에 신청이 미진하자 서울과 지방(최초 모태(본사)가 자리했던 부산) 근무자를 교차로 발령내 사실상 퇴직을 강요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기도 했다. 또 경영진의 일방통행식 결정에 제동을 걸어야 할 사외이사들은 지난달 27일 모두 퇴직했고 새로 선임된 이사진은 모두 NH농협금융지주의 부장(리스크관리.시너지추진.기획조정 등)들로 꾸려졌다.
우리아비바생명은 결국 퇴직인원이 세자리수를 넘긴 105명으로 정해져 결국 직원(기존 임직원 330여명)들의 30% 이상을 정리하게 됐고 통합의 가속도를 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DB생명 역시 14일 회사 매각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KDB생명 매각 과정에서 단독 입찰한 DGB금융(대구은행 지주회사)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 했다는 사실을 공시하면서다.
KDB생명의 역정은 우리아비바생명과 비슷한다. 과거 금호생명(88년 설립)과 동아생명(73년 동해생명)이 합쳐져 통합 금호생명이 됐다 2010년 산업은행의 관계펀드인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KDB생명으로 바뀐 것.
이 과정에서 성수대교 붕괴에 따른 모기업 동아건설(성수대교 시공사)의 위기에 따른 후폭풍,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의욕적 확장 과정에서 빚어진 부실 등은 회사와 직원들의 운명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KDB생명 직원들은 금호 인수 이후 수차례 우리사주를 사는 형식으로 회사 지분을 떠안기도 했고 산은 계열 회사가 된 후로는 부실 털어내기라는 명목으로 감자를 겪으며 금전적 손실을 감당해야 하기도 했다.
보험사 중에서 상대적으로 구조조정의 외풍에서는 자유로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자의반 타의반 떠난 직원은 어느 회사 못지 않다'고 자탄하는 KDB생명의 한 직원은 "한차례 실패한 상황에서 앞으로 매각을 성사시키려고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고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